울릉도 개척민들이 걸었던 옛길 120리를 되돌아보는 산행이 27일 울릉개척 120년만에 처음으로 열려 전국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비바람 속에 때마침 내린 첫눈으로 이국적 정취에 빠져 들며 늦가을 산행을 즐겼다.
일주도로가 나기전 산능선을 걸어다녔던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 정미아 골짜기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북면 천부리 죽암과 서면 태하리 산막, 서면 남서리 수층마을 거쳐 섬을 한바퀴 도는 육로를 걸으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맛봤다.
이번 산행을 마련한 울릉산악회 이창관(41)회장은 "이번 걷기산행은 일주도로가 완공되면서 가치를 잃어버린 옛길을 찾아 섬에서의 힘든 삶을 이뤄 온 선조들의 삶의 의지를 느낄수 있는 기회였다"고 대회의미를 부여했다.
울릉읍과 북면의 경계인 해발300m 내수전 골짜기에는 비.바람과 첫 눈까지 뿌려 가을정취와 어우러진 울릉도의 변화무쌍한 날씨로 참가자들은 외딴 나라에 온 게 아닌가 싶은 이국적 정취에 흠뻑 젖었다.
출발지점에서 북면 죽암마을까지 약 4.5km 옛길은 일주도로가 시작된 70년도 초반까지는 주민들이 생필품을 등짐에 지고 다닌 길. 30년전 쯤부터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미쳤을 뿐이었다.
이날 산길걷기 중 육지에서 4㎞ 떨어진 북쪽 바다위에 솟은 부속도서인 죽도와 관음도의 절경은 참가자들을 환상의 세계로 몰아 넣었다. 개척민들이 목숨(命)을 이었다 해서 이름붙인 철지난 산마늘 '명이'가 산길 여기저기에 깔려 나그네를 반겼다.
포항에서 동료 20여명과 참가한 최종태(53.포항 동빈동)씨는 "개척민들의 발자취를 직접 되짚어본 특별한 가을산행"이라며 내년에도 열리길 기대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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