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인질극 진압 이모저모

입력 2002-10-28 00:00:00

---러, 가스정보 공개 거부

○…미국은 러시아 특수부대가 모스크바 인질극 진압작전 과정에서 사용한 가스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 당국에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러시아 주재 미 대사관 대변인이 27일 밝혔다.이 대변인은 "러시아 당국에 어떤 종류의 가스가 사용됐는지 물었지만 어떤 정보도 전해 듣지 못했으며 여전히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병원에 후송된 환자들을 치료중인 의사들은 러시아 당국이 인질극 진압작전에 사용된 가스에 대한 정보 공개를거부하고 있어 환자들을 치료할 최상의 방법을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러, 체첸회의 불참 위협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체첸 의회 대표들이 다음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기로 한 '체첸 세계회의'가 예정대로 열린다면 12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불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외무부는 라스 비싱 러시아 주재 덴마크 대사를 소환, 체첸 세계회의로 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덴마크 공식방문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덴마크 당국이 체첸 테러리스트들과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며 "테러리스트들의 모임이 코페하겐에서 열린다면 EU 정상회담 참석과 푸틴 대통령의 덴마크 공식 방문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성공적 작전 자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체첸반군에게 붙잡힌 수백명의 인질을 구출한 것은 러시아를 "무릎 꿇게 만들수 없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우리는 수백여명의 인질을 구출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그는 그러나 인질극 진압과정에서 희생된 90여명의 인질 가족들에 대해 "모두를 구할 수는 없었다"며 용서를 구했다.

---인질범 전원 사살·체포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국장은 모스크바 극장을 점거하고 있던 인질범 전원을 사살하거나체포했으며 탈출자는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이 통신은 파트루쉐프 국장이 이같은 사실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파트루쉐프 국장은 인질범 34명을 사살하고 상당수를 체포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앞서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러시아 내무차관은 인질범 중 일부는 진압작전을 피해 사복으로 갈아입고 극장에서 탈출했으며, 특수부대원들은 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체첸, 러 인명경시 비난

○…러시아 특수부대가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을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체첸 난민들은 러시아 정부의 인명 경시 태도를 비난했다.러시아군의 탄압을 피해 체첸 공화국 인근 잉구세티아로 피난한 체첸 난민들은 이번 사태로 사망한 체첸인과 아울러 무고한 러시아인들에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하고 러시아 정부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체첸인이든, 타타르인이든, 심지어 러시안의 목숨까지도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체첸인, 환자에 헌혈 제의

○…모스크바에 거주하고 있는 체첸인들과 러시아 전역의 체첸인들은 모스크바극장 인질극 진압 과정에서 부상한 러시아인들을 위해 헌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아들란 마고메도프 러시아 주재 체첸 대표는 26일 이번 사태 희생자 가족에게 조의를 표하면서 체첸 대표부가 체첸인 헌혈자 명부를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정상 되찾아

○…대규모 인질극으로 공황 상태에 빠져 있던 모스크바는 인질극 종료 이후 빠르게 정상을 되찾고 있다. 사건 현장인 돔 꿀뜨르이(문화의 집) 극장 주변은 경찰이 일부 남아 뒷 수습을 하고 있으며 지난 4일 동안 차단됐던 주변 도로의 차량통행이 재개됐다.그러나 이번 사태 이후 내려진 공항 등 주요 시설에 대한 경계 강화 조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석방된 인질 대부분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돼 환자 가족들은 아직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잇다. 러시아 구호 당국은 심리적인 충격을 받은 환자 가족에 대한 심리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애도의 날' 선포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유혈진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 희생된 인질들을추도하기 위해 28일을 '국민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인테르팍스 통신은 크렘린이 성명을 발표해 애도일을 선포했다면서 이에 따라 러시아 전역의 공공기관들은 28일 하루 반기를 게양하고TV·라디오 방송사도 모든 오락프로그램을 편성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보도했다.인질극 현장인 '돔 꿀뜨르이(문화의 집)' 오페라 극장에는 이날 하루 종일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모스크바 시민들의 헌화 행렬이 이어졌다.

---외국인 희생자 4명

○…진압과정에서 숨진 118명의 인질 중 외국인이 4명으로 확인됐다고 RIA 노보스티 통신이 27일 보도했다.이 통신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38세 네덜란드인과 카자흐스탄 국적의 13세 소녀 외에 벨로루시 출신의 55세 여성과 한 호주 여성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극장 안에 있던 인질 850여명 중 외국인은 모두 75명으로 그동안 이들은 희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보드카에 취한 것 같았다

○…인질로 잡혀 있다 풀려나 입원해 있는 AFP 통신의 한 직원은 27일 특수부대가 살포한 가스를 조금 들이마시자 "마치 엄청난 양의 보드카를 마신 것처럼 정신이 혼미해졌다"고 증언했다.올레그 조고노프(26)는 이날 병원에서 AFP에 전화를 걸어 "나는 가스가 살포됐을 때 목에 두르고 있던 스카프를 얼굴에 갖다 대고 강하게 눌러 다른 사람들보다는가스를 덜 들이마셨다"면서 "하지만 가스 냄새를 맡았을 때 정신이 희미해져 쓰러졌다"고 말했다.그는 가스가 환풍구를 통해 처음 극장 안으로 들어왔을 때 천장 쪽에 안개같은 희미한 기체가 보였던 것 같지만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는못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