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은 동창회를 어떻게 할까? 24일 합천 해인사 보경당에서 열린 해인총림의 '승가대학 총동문회' 모습이 궁금해 살짝 법당문을 열고 들여다 봤다.전국의 동문 800여명 중 이날은 70여명의 스님만 참석했지만 스님들의 동문회라고 해서 속세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은사·선배 스님들께 깍듯이 예를 올리고 오랜만에 만난 스님들끼리 악수와 함께 얘기 꽃을 피웠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관학교의 질서와 규율 못지않게 엄하고 일사불란했다. 부처님을 향한 삼귀의례에 이어 반야심경 암송 등 불교의식으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는 목산 스님(전국 강원연합회의장)의 인사말과 해인사 주지 세민 스님의 환영사, 무비 스님(조계종 교육원장)의 격려사, 지오 스님(해인사 강원강주)의 축사가 이어졌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해인사 승가대학에 재학 중인 80여명의 학승들이 졸업한 선배 스님들을 모셔다 정중히 3배를 올리는 상견례.이날 총회에선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주지 세민스님을 2년 임기로 유임키로 결정하고, 2억원 가량의 장학금 조성과 동문회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한 뒤 3시간여 만에 산회했다.
동문회에 참석한 한 스님은 "산중 스님들도 속인들과 다를 것이 없다"며 "해인사와 후학을 위하는 마음과 불교의 근본이념을 실천 수행하고 승가대학의 발전을 위해 매년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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