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매일여성백일장-운문 직장여성-다시 길을 나서다

입력 2002-10-25 14:05:00

황영혜〈구미차병원 물리치료실〉

낮게 내려앉은 하늘

어깨 두른 산 아래로

무수한 기억들이 길을 낸다

억겁은 지나온 듯

삐걱대는 저 수레바퀴

인연이라는 입김 하나로

깊은 산허리 돌고

무성한 자갈밭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디서 왔는지 알 길 없고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았다

돌고 돌아

언젠가는 다시 만날 우리

어디론가 지나쳐가더라도

해가 뜨면 구름 아래

달이 뜨면 내 맘 닮은 나무 아래

의지삼아 쉴 테니

가뿐 숨쉬며 내달려온 길

너를 향해 꿈꿔온 그리움들이

상념으로 끝나 버릴지라도

내 안의 문을 활짝 열고

네가 지나온 길

내가 가야 할 그 길을

가슴 속 앙금들을 하나 둘 지워 가며

새로운 발자국을 만들어 가며

걸어가고 싶다

다시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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