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에 불가침 조약 제의

입력 2002-10-25 14:34:00

북한 외무성대변인은 25일 담화를 통해 미국에 불가침조약 체결을 제의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이날 전했다.

이번 북한의 공식 반응은 지난 17일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의 발표가 있은지 8일만에 나온 것으로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핵문제 해결방안을 공식화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대변인은 "미국이 불가침 조약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핵불사용을 포함한 불가침을 법적으로 확약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며 "작은 나라인 우리에게 모든 문제 해결방식의 기준점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의 위협제거"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협상의 방법으로 이 기준점을 충족시키길 바라고 있다"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의 '선(先)포기' 요구에 대해 '비정상적인 논리'로 일축하면서 "벌거벗고 뭘 가지고 대항한단 말인가"라며 "우리는 미국이 첫째로 우리의 자주권을 인정하고 둘째로 불가침을 확약하며 셋째로 우리의 경제발전에 장애를 조성하지 않는 조건에서 이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밝혀주었다"고 지적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경수로 건설지연 △적대정책 및 경제제재 지속 △핵선제공격대상 포함 △핵심부품 납입 실현후 핵사찰 합의 등을 거론하면서 "기본합의문 4개 조항중에 미국이 준수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우리에게 핵선제공격을 정책화해 핵확산금지조약 기본정신을 완전히 유린하고 북남 비핵화공동선언을 백지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임스 켈리 미국 대통령 특사의 북한 방문과 관련, "우리는 특사에게 미국의 가중되는 핵압살 위협에 대처해 우리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는 물론 그 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돼있다는 것을 말해줬다"며 "자주권을 생명보다 더 중히 여기는 우리에게 있어서 미국의 오만무례한 처사를 놓고 이보다 알맞은 대답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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