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인질범 이틀째 강경 대치

입력 2002-10-25 14:38:00

지난 23일밤 자폭용 수류탄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모스크바 시내 '돔 꿀트르이(문화의 집)'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체첸반군들은 이틀째 수백명의 인질을 붙잡고 러시아군의 체첸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체첸 반군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시간마다 인질 10명씩을 사살하겠다고 경고하는 한편 러시아군의 체첸 철수 시한은 1주일내라고 못박았다이런 가운데 18세 여성 2명이 극장창문을 넘어 극장밖으로 도망쳤으나 1명은 인질범들이 던진 수류탄으로 부상했으며 다른 여성 1명은 도망하려다 숨졌다. 이 여성이 숨진 경위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고 있어 인질범들에 의해 사살된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24일 대 테러 진압병력을 극장주위에 배치한 채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인질범들과 3차례 협상을 시도했으나 협상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체첸 반군의 도발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강경 대처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인질중에는 많은 어린이와 부녀자가 포함돼 있으며 미국인 4명과 네덜란드인 7명, 호주인 2명, 영국인 3명 등 모두 75명의 외국인들도 끼어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질극 첫날인 23일 밤 150명 정도를 석방한 인질범들은 24일에도 영국인 1명과 어린이 3명을 비롯한 인질 몇명을 추가로 석방했다.이번 사건은 러시아인 외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인질로 붙잡혀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큰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인질범들들은 인질들을 남녀 및 외국인별로 분류해 극장내 각기 다른 곳에 억류하고 있으며 일부 인질들은 몸에 폭발물이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한 고위 관리는 인질들의 무사 구출과 인질범들에 대한 양보 불가가 보안군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자들은 인질범들에게 인질을 무사히 석방할 경우 안전한 탈출로를 보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평화적인 사태 해결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신종합=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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