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정상 북핵 공동성명 주목

입력 2002-10-25 14:45:00

한·미·일 3국이 27일 오전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로스 카보스 3국 정상회담'은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등 북핵 이해당사국인 3국 정상이 직접 대좌,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자리라는 점에서 향후 이 문제의 순조로운 해결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성홍 외교부 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간 25일 새벽 회담 결과등을 통해 유추해볼 때 3국 정상의 공동성명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 핵개발의 철저한 규명과 폐기를 강도높게 요구하는 내용이 기조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규정, 북한에 대해 즉각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나간다는 '평화적 해결 원칙'도 명시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적 해결'은 이미 부시 대통령이 밝힌 바 있으며, 한미 외무회담에서도 파월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동성명엔 또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는 점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는 점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3국은 이같은 공동성명을 기초로,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11월초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등을 통해 세부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 나가게 된다.

이번 공동성명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제네바 합의의 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이 포함될 것이냐에 있다.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최성홍 장관은 제네바 합의의 유지를 위해 신중한 자세를 취해줄 것을 미국측에 요청했으나 파월 장관은 "북한이 이미 제네바 합의의 무효화를 언급한 이상 제네바 합의가 온전한 상태는 아니다"는 인식을 표명함으로써 유지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현재로선 '핵 개발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미국측의 확고한 입장으로 미뤄 볼 때 공동성명에 '제네바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명시적인 언급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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