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노동자 의문사 공권력 개입"

입력 2002-10-25 00:00:00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는 지난 80년대 발생한 대부분의 노동관련 의문사에 공권력의 개입이 있었음이 드러났다고 24일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이날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 브리핑에서 "88년 구사대 폭력에 따른 파업무산에 항의, 음독사망한 오범근씨와 노조활동 중 구사대 폭행으로 숨진 문용섭씨의 경우 구사대 동원 및 폭력이라는 사측의 위법행위를 감독기관과 수사기관이 방조·묵인하는 등 위법한 공권력 행사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규명위는 또 "박창수·박태순씨 등의 죽음에서도 안기부, 보안사 등 공권력이 사생활을 침해하고 간첩이나 불순분자로 취급한 위법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규명위가 경찰청 조사에서 찾아내 이날 공개한 '노동계 문제점과 예방정보 활동방안'(1988)이라는 문서에는 '노사분규 목적이 기간산업 도산에 이어 궁극적으로 정권타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므로 철저히 색출, 제거해야 한다', '투쟁방법이 공산주의자들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국가안보 차원에서 노동운동이 다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분규 원인 및 조치'(1988)라는 문서는 '구사대 활용 등 사측의 적극적 자세가 조기해결에 도움이 되며, 구사대 활용은 후유증이 없도록 기술적 방법이 요구된다'고 적고있어 경찰이 사실상 구사대 활동을 권장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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