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실존여부에 관한 논란이 최근 들어서도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예수의 존재를 입증할 결정적인 고대의 비문이 최근 예루살렘 인근에서 발견됐다. 뉴욕 타임스는 22일자에서 예수의 활동시기로 추정되는 2000년전 동시대를 살았던 야고보라는 인물의 비문에 '야고보, 요셉의 아들, 예수의 동생'이라는 문구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비문은 20인치(약 50cm) 크기의 석회석으로 만들어진 유골함 표면에 새겨져 있다. 당시 근동 지역의 공용어인 아람어로 씌어진 이 비문은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성경고고학연구'라는 잡지 최근호에 관련 기사가 실릴 예정이다.
잡지는 이번 비문이 '진품'이며 비문에서 언급된 예수가 신약의 중심인물인 그리스도를 지칭하는 것이 확인될 경우, 성서를 제외한 예수에 관한 기록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지금까지의 성서연구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성서학계 일부에서는 이번 발견에 대한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발견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비문과 예수와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확실히 입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이 비문이 후대의 조작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스라엘 지질학회에서 정밀 표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대에서나 쓰이기 시작한 염료나 고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조각도구 등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서학자들은 그러나 이 비문이 성서의 중심인물인 예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정황추정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야고보, 요셉, 예수 등이 당시 팔레스타인 지방에서는 흔한 이름이었지만 이 세 이름이 동시에 연관관계를 가지고 언급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야고보라는 이름은 흔하지만 아버지가 요셉이고 형이 예수인 야고보는 이 야고보가 유일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다.
실제 신약성서에도 예수에게 야고보라는 이름을 가진 동생이 있다는 언급이 몇번 나온다. 야고보는 예수가 처형당한 직후 생겨난 자생적 크리스트교 공동체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최근 발견된 사료에 따르면 제정로마시대 유대출신 역사가인 요세푸스도 AD 63년경 이 야고보가 처형을 당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파리 소르본 대학의 고대 금석학 전문가인 앙드레 르메르 박사는 이와 관련해 성경고고학연구 기고문에서 세 개의 이름이 가족관계로 조합을 이룰 가능성을 계산해 보였다. 기원 1세기 당시 예루살렘에서 요셉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예수의 동생일 가능성이 있는 야고보는 약 20명. 이 20명중 사망 당시 비문을 유골함에 새겨넣을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인물은 예수의 동생인 야고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교도들은 일반적으로 신약성서에 적힌대로 야고보를 요셉과 마리아 사이에서 난 예수의 친동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약의 설명대로라면 야고보는 예수를 처녀수태한 동정녀 마리아가 요셉과 관계를 맺어 낳은 예수의 '씨 다른' 동생이다.
동방정교회에서는 야고보를 요셉이 마리아와 결혼하기 전에 낳아 데리고 들어온 아들로 보고 있다. 로마가톨릭은 '브라더(brother)'라는 말은 가까운친족으로 해석해 야고보가 실제로는 예수의 사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성모 마리아의 '영원한 처녀성'을 보존하고 싶은 로마가톨릭의 의지가 담겨 있는 해석이다.
역사 전문 케이블 방송인 디스커버리 채널은 내년 봄 이 '야고보 미스터리'를 특집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영할 예정이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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