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만 빼고는 다 바꾼다".22일 오후. 대구시 동구 신천4동 300의 12 (주)태평양 대구지역사업부 사옥. 1층 벽체에 석고 판넬을 붙이는 내부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건물 신축의 대안으로 각광 받고 있는 이른 바 리모델링 현장. 지난 1976년 준공된 대구지역사업부 사옥의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4월부터 시작된 리모델링의 결과 현재 이 건물 내.외부는 그야말로 완전히 바뀌었다.
두껍고 무거운 분위기의 타일 외관은 산뜻한 알루미늄 세라믹 코팅 판넬벽으로 교체됐다. 어둡고 우중충하던 건물 내부는 자연채광과 더불어 은은하면서도 밝은 조명이 호텔 로비를 연상 시킨다. 말이 개조지 사실상 신축에 가깝다.
리모델링에 걸리는 기간은 7개월. 이달 말이면 완전히 개조된 새로운 첨단 건물이 등장하는 셈이다."지은지 너무 오래돼 도저히 화장품 회사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건물을 신축하자니 이주할 곳도 마땅치 않았고 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윤용호 총무팀장은 '비용도 절감되고 친 환경적'이라며 '리모델링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면적 1천853평, 지하 1층 지상 6층, 옥탑 2층인 이 건물의 리모델링에 들어간 예산은 약 46억원. "신축 비용의 약 60% 정도인데다 신축하려면 16~18개월이 걸렸을 것"이라고 리모델링을 맡은 태평양개발 현장소장 이순도씨는 설명했다.최근들어 노후화된 건물이 크게 늘면서 리모델링이 신축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리모델링이란=오래되어 낡고 구조가 나빠서 불편을 주는 노후화된 건물을 헐지 않고 최신 건물로 바꾸는 방법. 기본 골격만 그대로 유지한 채로 외관 이미지를 개선하고 내부 성능을 개선시켜 신축건물과 같은 효과를 거둔다. 부동산은 내용연수가 지나면 외관 뿐만 아니라 설비 시설 및 기능과 성능이 노후화되 효용가치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기존 건축물을 헐지 않고 건물을 필요한 용도로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리모델링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모델링의 잇점=가장 큰 장점은 우선 친환경적이라는 점. 건물 철거시 나오는 막대한 양의 건축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신축에 따른 비용을줄이면서도 건물 신축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골조공사비가 필요하지 않은데다 민원 처리비도 절감되기 때문.
공사기간도 신축에 비해 크게 단축돼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리모델링의 경우 비용이 신축에 비해 적게는 30~40%, 많아야 60~70%를 넘지 않는다. 입주자를 수용한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사 비용 이나 연락처 변경 등의 부대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 일 수 있는 것.
정부도 최근 각종 빌딩이나 아파트 등노후 건축물 철거에 따른 자원낭비와 건축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노후 건물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리모델링 활성화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리모델링 시장 전망=최근 건설산업연구원이 낸 '리모델링 시장의 동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도입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 리모델링 시장은앞으로 본격적으로 활성화돼 오는 2005~2006년이면 연평균 4천400억~7천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15년이면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노후 건물은 갈수록 증가하고 리모델링의 필요성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것.
이같은 리모델링의 시장성이 확인되면서 1군 업체를 중심으로 상당수 건설업체 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건설 등은 리모델링팀을 별도로 구성운영하고 있고 화성산업도 최근 기술개발팀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수주 활동에 들어갔다.
김종태 상무는 "앞으로 지은지 수십년이 지난 건물이 잇따라 생겨나고노후 아파트 단지도 늘면서 재건축이 어려운 아파트 단지나 빌딩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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