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보로 '무게중심'이동

입력 2002-10-24 00:00:00

4자연대가 무산되고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의 집단탈당 움직임도 주춤거리면서 민주당내 기류가 노무현 후보 지지로 쏠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어정쩡한 자세였던 한화갑 대표가 23일 북핵관련 대통령후보들의 청와대회담에 앞서 노 후보와 만나 지지입장을 표명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주도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입장은 문희상 최고위원 등 계보 의원 14명이 전날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예견된 것이다.

배석한 임채정 의원은 "정통성을 가진 당내 두 기둥이 화기애애하게 회동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선대위 구성이 이뤄졌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두 사람은 당내 현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열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날 오후 지난 주 경기지역 의원들과 함께 탈당을 선언했던 남궁석 의원이 당잔류를 선언하고 주저앉았다.

'다른 길'을 모색하던 동교동계 의원들도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나섰다. 동교동계인 김옥두 의원은 "당을 지키고 노 후보가 국민경선으로 후보가 됐으니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던 김근태 의원도 "정 의원은 민주화투쟁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고백하고 필요하면 자기비판도 해야한다"며 입장변화를 보였다.

이에 노 후보는 반노세력들도 적극적으로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분위기를 몰아갔다. 노 후보는 "당에 남는다면 선대위참여를 적극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선대위의 신기남 정치개혁추진본부장은 반노 성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유용태 사무총장의 경질을 강하게 요구했다.

반면 후단협은 급속하게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 탈당계를 접수하고 있지만 조기탈당파와 11월초까지 지켜보자는 관망파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후단협은 진로설정을 둘러싸고 표류상태에 빠졌다.

후단협은 내주중 전체모임을 갖고 탈당시기 등에 대한 입장정리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노 후보 지지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후단협에서 발을 빼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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