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주장 김한수-"올해는 꼭 정상에..."

입력 2002-10-23 00:00:00

22일 오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경산구장에 차갑지만 상쾌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11월3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시리즈에 대비, 이날부터 훈련이 시작돼 가을 햇볕에 퇴색해가는 구장의 잔디 위에서 '푸른 사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훈련이 끝난 후 주장 김한수(30)는 조용하지만 당당한 분위기를 풍기며 걸어왔다."올 시즌엔 우승해야죠. 이제부터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즌 종반 한화와 기아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 홈런을 터뜨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얻는 데 일등공신이 됐던 그는 담담한 어조로 갈망하는 목표를 말했다.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부산아시안게임 기간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았으나 페넌트레이스가 재개되면서 무섭게 폭발, 3할1푼1리의 타율과 17 홈런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이승엽, 마해영, 임창용 등 간판 스타들이 많지만 김한수 역시 삼성 타선의 '핵'으로 팀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선수 출신인 구단 운영팀의 이문한 차장은 "김한수는 플레이가 화려하지 않아서 그렇지, 기아의 이종범에 버금가는 팀 기여도를 지닌 선수다. 발은 빠르지 않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나며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었다"고 말했다.

김한수는 시즌 전 동계훈련에서 선.후배들과 함께 우승을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을 거듭했다. 개인 성적 보다는 팀을 위해 뛸 것을 강조했으며 이 말은 선수들의 가슴 속에 스며들었다. 이승엽, 양준혁도 시즌 중 인터뷰에서 '팀 성적이 우선'이라는 말을 항상 되풀이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좌절을 맛봤지만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자신 있으며 우리는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94년 입단한 이 9년생 사자는 침착하고 강인한 심장을 느끼게 하는 말투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중압감을 뒤덮는 강렬한 소망을 나타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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