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반찬 배달 서비스 인기

입력 2002-10-22 12:21:00

「월요일 맑은 나물국, 화요일 북어두부국, 수요일 돼지고기 김치찌개…」.

맞벌이 김창동(33.경산시 옥산동)씨 부부는 요즘 아침 출근길이 한결 여유롭다. 뭐니뭐니해도 밥과 국을 최고로 여기는 김씨는 예전처럼 시간에 쫓겨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없다. 피아노 강사인 아내도 장보기나 요리 등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 내심 만족하고 있는 눈치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용하고 있는 국.반찬 배달서비스 덕택이다.

『처음엔 음식준비 등 번거러움을 덜기위해 시작했으나 한달간의 식단표대로 나오는 음식을 섭취하면 영양에도 문제가 없어 그만입니다. 배달 덕분에 불가피하게 자주했던 외식도 줄어들어 경제적인 이득도 보는 셈입니다』.

이처럼 정해진 식단에 따라 매일 신선한 국과 반찬을 집안 식탁 위까지 배달해주는 가정식 배달 서비스가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이나 조림은 바로 데워 먹거나 양념을 넣어 끓이면 되도록 완제품으로 조리한 음식을, 반찬은 4, 5가지 정도로 식단에 따라 매일 달라진다. 업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매일 배송은 17만원에서 27만원선(2인 기준 보름 또는 한달).

이웃 일본에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반찬배달 서비스는 전문영양사의 엄격한 위생.품질관리하에 당일 들어온 재료로 당일 조리한 음식을 24시간 내에 먹을 수 있게끔 배달하기 때문에 맛과 신선도도 뛰어나다.

특히 화학조미료, 인공색소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일회용 패키지형 상품과는 차별화된다. 이타푸드(주) 영양사 최은주씨는 『국은 찌개 포함 250종류, 반찬은 한달 기본 메뉴만 100여개를 준비해 놓고 있어 고객들이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하고있다.』며 『일일이 칼로리를 계산해 한달간의 식단을 짜기 때문에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이용대상층도 점점 다양화되는 추세. 집에 자녀들만 남겨둬야하는 자영업자나 외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이 노부부의 가사부담을 들어주기 위해 배달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솜씨좋은 파출부 한명을 곁에 뒀다는 기분으로 반찬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김귀열(73.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는 『밥만 있으면 아침 국, 저녁 찌개로식생활이 해결돼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지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학원을 운영하는 은화숙(42.대구시 북구 태전동)씨도 『식사준비 등 시간이 없어 집안식구들에게 항상 미안했는데 다행이 자녀들도 좋아하고 영양적으로도 골고루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내자신의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무엇보다 못먹고버리는 음식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주)푸드델 박근형 대표는 『고객 요구나 불만이 접수되면 그 즉시 식단에 반영하고 있다』며 『패스트푸드에 빼앗긴 입맛을 찾는다는 컨셉이 의외로 큰 호응을 얻고 있어 다양한 우리음식을 계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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