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서서 '커플 경찰' 4쌍 근무-우리고장 치안 우리부부 어깨에…

입력 2002-10-21 14:27:00

"지역 치안은 우리 부부들이 책임지겠습니다".

경북도내 24개 경찰서 가운데 가장 많은 4쌍의 부부 경찰관이 근무하는 영천경찰서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같은 경찰서에 이렇게 많은 부부 경찰이 근무하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물 것이라고 직원들은 말한다.

박태영(교통사고조사계)-권소희 경사(민원실장) 부부를 비롯해 정상훈(화북파출소)-조현희 경장(교통사고조사계), 허대건(금호파출소)-우명선 순경(방범지도계), 문종호(형사계)-이명희 순경(수사계) 부부들이 그 주인공.이들중 여경들은 야간 당직근무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매일 근무시작 10분전 명상의 시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방송해 근무 분위기를 활기차면서도 생동감있게 만들어가고 있다.

영천경찰서에 처음 부부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4년전인 지난 88년. 당시 방범계장이던 경찰 간부후보생 출신 김기용경위는 수사계 유숙희 경장과 연애 끝에 결혼에 성공, 부부 경찰관 제1호를 기록했다. 그 뒤 김경위는 부인 유경장의헌신적인 내조로 지난 92년 행정고시에 합격, 현재 서울경찰청에서 경정으로 근무중이고 유숙희씨도 경감으로 승진했다.

대전 출신인 김 경정은 영천을 떠나면서 "평생의 배필을 얻었고 행정고시 합격 등 좋은 일만 생긴 영천서를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며 "언젠가 영천서장으로 꼭 한번 근무하겠다"는 희망을 토로했다고 전한다.김경정과 유경감 부부의 뒤를 이은 이들 4쌍의 경찰관 부부들은 서로가 고락을 같이 나누는 동료이자 때론 친구 또는가족으로서 인생의 동반자가 돼 동료직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여경중 가장 고참인 권소희 경사는 "출퇴근 시간도 일정치 않고 야간근무 등 격무가 많아 힘든 경찰 생활을 서로가잘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안정 속에서 사명감을 갖고 근무할 수 있어 좋다"고 부부경찰의 장점을 소개한다.경찰 2년차로 미혼인 정주영(25) 여순경은 "부부경찰 선배들이 너무 좋아보여 경찰관과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1일 경찰의 날을 앞두고 18일 부부경찰관 4쌍과 간담회를 갖고 격려해 준 김종길 영천경찰서장은 "부부 경찰들이 근무에 더 열성적"이라고 자랑했다.이들 부부경찰들은 "지역민들을 위해 더 많이 봉사하고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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