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자격증 시대 왔다

입력 2002-10-21 12:14:00

사상 최다 응시자가 몰린 13회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이 치러진 20일 대구.경북 15곳의 고사장에는 대학생에서부터 50대 중년층까지 많은 수험생들이 몰려 직업.연령에 관계 없이 부는 '자격증 열풍'을 증명했다.

시험을 주관한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이날 결시율은 예년보다 크게 낮은 20%대에 그쳤고, 대구시내 10개 고사장에는이른 아침부터 응시자와 가족 등 많은 사람들로 대학 수능시험을 방불케 했다. 경북공고.영남이공대 등 2개 고사장이 몰려 있는 계명대네거리 주변은 오전 8시쯤부터 교통정체가 발생했으며, 대구경찰청 교통정보센터는 "자격증 시험인데도 이례적으로 모든 고사장 주변에 교통경찰관을 배치해 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공고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김종국(37.대구 신기동)씨는 "웹디자인이 내 직업이지만 미래가 어찌될지 모르는 시기인 만큼 다방면에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첫 도전장을 냈다"고 말했다.

같은 고사장 성명옥(45.여.대구 시지동)씨도"주택관리사 자격증을 갖고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하고 있으나 이 자격증도 필요할 것 같아 지난 4월부터 시험을 준비해 왔다"며,"공부할 시간이 적었던데다 문제가 어려워 올해는 힘들 것 같아 1∼2년 안에 꼭 목표를 이룰 작정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영남이공대에서 시험을 본 50대 주부 조옥화(51)씨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으니 노후를 준비해야 하고 그 나이에 맞는것이 공인중개사 아니겠느냐"고 했다. 두번째 도전이라는 주부 박문희(37.청도)씨는 "남편이 공무원이지만 나도 뭔가 해야할 것 같아 도전했지만 올해 시험은 어려워 단순 암기식 준비로는 도저히 자격을 딸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국민고시' 열풍을 반영하듯 시험이 끝난 오후 대구 시내 주요 도서관은 이용자가 상당폭 줄었으며, ㄷ고시학원 관계자는 "보통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는 공인중개사 준비 과정이 끝남으로써 다른 과정이 진행돼도 학원 전체가 당분간은 텅비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