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즌 우승 원동력 뭘까

입력 2002-10-19 00:00:00

프로야구 올 시즌 전반기 막바지에 투.타의 조화가 흐트러지며 삼성이 7연패의 늪에빠지자 조용한 성격의 주장 김한수는 동료들에게 "우리는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 이제 다시 치고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자극을 받은 삼성 선수들은 후반기 들어 대반격에 나섰고 시즌 종반 15연승의 상승세를 달리며 줄곧 1위를 달리던 기아를 밀어내고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6개월의 정규 시즌 레이스에서 삼성이 1위를 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을 수 없었다. 주장 김한수는 묵묵하면서 팀 기여도가 높은, 착실한 플레이로 인해 팀내 신망이 두터웠고 그의 말은 동료들을 긍정적으로 자극시켰던 것이다. 당시 7연패를 할 때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며 김한수가 이를 일깨웠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말.

시즌 초반인 4월 중순 4번타자 감으로 영입했던 매트 루크가 부상으로 부진하자 김재하 단장은 투수를 대신 영입하기로 하고 멕시코로 날아갔다. 멕시코리그에서 잘 던지고 있는 엘비라를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멕시코 구단주는 처음엔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김 단장은 구단주를 끈질기게 설득하는 한편 구단주의 절대적 신뢰를 받고 있는 엘비라에게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말을 이끌어냄으로써 결국 그를 데려왔다. 엘비라는 13승을 올리며 마운드를 책임졌다.

부산 아시안게임 전 포수 진갑용이 대표 선발을 둘러싼 약물 복용 소동에 휩싸이자 구단은 적극 진화에 나섰고 팀 내부에서도 그를 격려, 오히려 그를 더 분발하게 만들었다. 올 시즌 부진했지만 타순이 밀리는 걸 개의치 않고 후배들을 격려했던 양준혁과 마해영 등 고참 선수들의 역할도 컸다. 김응룡 감독이 선수들을 자주 교체해도 그가 승리를 위해 그러는 것이라는 걸 아는 선수들 역시 불만을 나타내지 않고 그를 따랐다.

김재하 단장은 "김응룡 감독과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서로를 이해하고 있으며 개인 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는 팀웍이 좋다"며 "바라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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