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고추 비리 국회서 쟁점화

입력 2002-10-16 14:29:00

청송 진보농협의 군납고추 비리사건과 관련해 군 관계자에 대한 로비, 농협의 불량고추 수매 등 갖가지 의혹들이 국회에서 현안 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앞으로 예정돼 있는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박시균(영주) 의원은 군납고추 비리 의혹을 집중 추궁하기로 했으며, 지역 출신 한나라당 농림해양수산위 의원들도 21일 열리는 농림부에 대한 예·결산 심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한다는 방침이다.

박시균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통해 "불량고추 수백만근이 뇌물을 주고 군에 납품됐고, 납품대금 수십억원이 빼돌려진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이번 군납고추 비리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추궁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국방위 간사인 박세환 의원은 "군 관계자의 연루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라며 "국방부 차원에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한나라당 농림해양수산위 이인기 의원은 "빚더미에 신음하는 농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농협이 농민의 몫인 고추값의 일부를 착복한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농민의 등골을 빼먹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진상조사 및 관계자 처벌, 근본적 제도개선 등을 예·결산 심의에서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재욱 의원은 "군납비리 의혹이 갈수록 확대되는 만큼 이번 사건을 단순히 진보농협의 비리로만 봐서는 안될 것"이라며 "농민들도 비리의 고리가 윗선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만큼 전방위에 걸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농협이 취급하는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사건의 전말과 제도적 허점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비리재발을 막기 위한 군납사업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정책위는 사인이 분명치 않은 농협 관계자 2명의 자살 등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상황을 지켜본 뒤 당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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