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동강 초읽기 민주호

입력 2002-10-16 14:39:00

민주당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가 집단탈당을 추진하고 나섬에 따라 민주당의 분당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한나라당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당내분위기는 흉흉하다.

이에 노무현 후보는 '후단협'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과의 개별접촉을 통해 각개격파에 나서는 한편,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단일화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후단협'은 15일 오전 모임을 갖고 탈당계를 지도부에 위임하는 등 집단탈당을 공식화했다. 모임에 참석한 박병석 의원은 "한나라당의 의원 영입으로 정국 흐름이 빨라진 만큼 후보단일화 추진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탈당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0일을 전후해서 후단협 공동대표에 선임된 김원길 의원과 박상규 곽치영 강성구 의원 등이 먼저 탈당,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나서고 최명헌 박상희 김기재 의원 등 전국구 의원들은 당내에서 동조자를 규합, 2차탈당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구인 이들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규정 때문에 출당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면서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 21' 등과의 연대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탈당파들 중 일부는 한나라당으로 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오는 21일쯤 발기인대회와 함께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한동 전 총리측에서도 "민주당소속 의원 10여명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서 집단탈당이 가시화된 이후 '후단협'이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화갑 대표는 이같은 분당사태가 임박하자 15일 "당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자괴스럽고 면목이 없다"며 무력감을 호소했다. 동교동계 의원들도 흔들리고 있다. 김옥두 최재승 의원 등 동교동계 구파의원들도 "노 후보가 11월 초까지 지지율을 올리지 못할 경우 중대결심을 하지않을 수 없다"며 노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노무현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후보단일화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노 후보는 "후보사퇴는 없다. 여론조사를 근거로 한 압력으로 후보를 사퇴하지는 않는다. 민주당 후보는 그렇게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며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노 후보의 이같은 입장 재천명은 후단협이 어떤 압박을 가하더라도 후보단일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공세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 이라는 지적이다. 노 후보는 "지금까지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후보단일화)절차를 제시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이는 합리적인 절차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후단협의 탈당에 대해서도 "내가 뺄셈정치가 있을 수 있다고 한 것은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사람이 돌아가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며 '갈 사람은 가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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