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각당 표정-한나라 '환호' 민주 '경악'

입력 2002-10-15 15:20:00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은 국회대정부질문을 중단시킬 정도로 정치권을 급랭시켰다.

한나라당은 "입당하겠다는 의원들이 더 있다"며 정계개편을 '이회창 대세론'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적극 활용하겠다며 환호성을 올리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충격과 경악속에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측이 집단탈당을 결의하는 등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자민련 역시 후속탈당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등 와해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한나라당은 두 의원의 입당을 "정권교체를 이룩하기 위한 대승적인 용단이 아닐 수 없다"고 추켜세우며 환영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이번 입당을 계기로 우리 당 이회창 후보만이 정권교체를 이룩해 믿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국민의 여망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두 의원의 입당이 민주당이나 자민련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치공작'이나 회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결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역풍을 우려했다.

남 대변인은 "이회창 후보도 14일 아침에 강창희 최고위원을 통해 입당의사를 통보받았다"고 말했고 서청원 대표도 "오늘 아침에야 강 최고위원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민주당은 두 의원의 입당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국회 대정부질문을 중단시키고 14일에 이어 15일에도 확대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한나라당을 집중성토했다.

한화갑 대표는 "한나라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로 가고 있다"며 "과반수가 넘었는데 배가 부르면 그만 먹어야지 더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모양"이라는 등 과반의석이 넘는 한나라당이 정계개편을 주도하고 나선데 대해 비난했다.

그러나 의원총회장에서 대부분의 의원들은 전용학 의원이 정몽준신당이 아니라 한나라당행을 택한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의 핵심인 장성원 의원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며 "당대변인까지 지낸 사람이 정치도의상 그럴 수 있느냐"며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내 후단협측에서 후단협이 지리멸렬한 내분양상을 보이면서 전 의원이 먼저 탈당한 것이라며 단계적 집단탈당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당내분을 부추기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자민련=자민련은 와해위기를 맞고있다. 김종필 총재는 이날 마포당사에서 이완구 의원의 탈당소식을 전해들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전해졌다.

유운영 대변인은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탈당도미노가 우려되면서 김 총재가 결단을 내리지않을 경우 자민련의 와해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에 이어 한 두명이 더 탈당할 경우 자민련으로서는 정계개편과정에서 협상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어 김 총재의 '결단'이 오히려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민주당이탈의원들과 원내교섭단체 구성, 제3세력후보를 만들겠다는 김 총재의 구상은 일그러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몽준 의원측=전 의원의 탈당으로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정몽준 의원측이다.전 의원은 한 때 정 의원측과도 접촉을 가졌다고 정 의원측이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의 신당추진위 내부에서는 현역의원에 대한 영입대책을 서두르는 등 그동안 정 의원의 이미지에만 신경쓰던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 의원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지지율마저 떨어질 경우 현역의원의 영입 등 세력확대는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정 의원은 이날 "정치가 사회에 해악을 미치는 대목이 배신과 변절"이라면서 "충정과 의리의 고장 충청에서 사회적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할 자격이 있느냐"며 전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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