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2080-(13)악관절 질환

입력 2002-10-15 14:23:00

갑자기 입을 벌리기 어렵게 되고 턱을 움직일 때 귀 부근에서 딱 딱 소리가 나면 턱관절(악관절)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턱관절은 두개골과 하악골의 끝 부분이 만나서 이루는 관절로,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두 뼈의 중간에 디스크가 있고 그 주위에는 활액이라는 액체가 채워져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절과 달리 우리 몸 안에서 양측이 쌍을 이뤄 운동하는 유일한 관절이다. 위치는 외이도 전방.

악관절 질환의 대부분은 디스크의 형태 혹은 위치 이상으로 시작해, 악화될 경우 골 구조 자체의 이상까지로 발전할 수 있다.이 질환의 원인으로는 외상, 잘못된 악 습관, 이 맞물림의 부조화, 스트레스 등이 지목돼 있다. 어릴 때 턱이나 안면부에 외상을 입은 사람이 이갈이를 한다거나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서 교합이 부정확하게 되면 턱관절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턱관절의 인대가 늘어나게 돼 디스크의 위치를 벗어나게 하는 것.

디스크가 이탈되면 귀 앞에서 입을 벌릴 때마다 '딱' 하는 관절 잡음이 발생한다. 이 잡음 자체만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 저절로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는 일단 악관절 장애의 초기단계에 들어섰다고 보면 된다. 좀 더 진행되면 음식을 씹을 때 턱에 통증이 생기거나 머리나 어깻죽지 등에 통증이 올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어느 날 갑자기 입을 벌릴 수가 없게 되고 통증은 극심한 상태로 악화된다.

악관절 질환에는 적시의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관절을 이루는 골 구조의 퇴행성 변형이 유발돼 하악골의 영구적인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얼굴 형태가 바뀌며, 두통, 목.어깨 통증, 어지럼증, 귀의 충만감 및 통증, 이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턱관절 질환이 발생했을 경우 대부분 사람들은 어떤 과목의 병원에 가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턱관절도 뼈이니만큼 정형외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거나, 이비인후과, 한의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턱관절 질환은 이의 맞물림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므로 치과에서 치료받는 게 우선이다.

치료법으로는 초기 경우 행동요법 및 운동요법, 물리치료 등을 활용한다. 심하면 약물요법, 교합장치, 악관절 세척술, 수술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교합장치 같은 비가역적 치료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술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보다 중요한 것은 병원 치료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 악관절 질환의 원인이 되는 이갈이나 한쪽으로만 음식물을 씹는 것 같은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발병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는 악화인자로 작용하므로 턱 질환을 앓는 사람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치료를 받더라도 나쁜 습관이 남아있는 한 재발이 잘된다.

치료는 약 1~4주 간격으로 병원을 오가면서 3~6개월 정도 걸쳐 진행된다. 항우울제 같은 정신성 약품의 사용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이 필수적이다. 악관절 장애는 통증이 완전히 해결되는 일반적인 치통과 달라서, 치료 때 재활의학적인 측면이 고려돼야 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이듯, 이 질환도 평소의 예방이 중요하다. 나쁜 습관을 고치고 너무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두경부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한 일. 이 교합이 심하게 부조화스러우면 적절한 치과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을 적절히 해 몸의 상태를 쾌적히 유지하는 것 역시 필요한 예방책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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