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전쟁'

입력 2002-10-15 14:47:00

김모(33.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주부는 다음달 초 김치냉장고를 구입할 꿈에 들떠있다. 김치냉장고를 구입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친구 3명과 함께 '김치냉장고계'를 만든 김씨는 이달 말로 매달 7만원씩 15개월간 부은 곗돈을 타 점찍어 둔 제품을 살 계획이다.

지난 95년 김치냉장고가 첫 선을 보였을 때만해도 부유층이나 일부 중.장년층에서만 가졌던 김치냉장고가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최근에는 김치냉장고가 예비부부들의 필수 혼수품목으로 여겨지고 김치 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의 냉장 기능까지 겸하면서 김치냉장고는 더이상 '선택가전'이 아닌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브랜드에 따라 최고 100%, 적게는 30% 이상 신장됐다. 지난 9월 한 달간 대구백화점 본점과 대백프라자에서 판매한 김치냉장고는 35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대가 더 판매됐다.

김장철이 가까워진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제조업체들이 김치냉장고의 용량을 크게 늘려 김치 뿐만 아니라 채소나 육류, 심지어 쌀독의 기능까지 할 수 있도록 쓰임새가 다양해진 것도 인기 상승의 요인이다.올해 출시된 김치냉장고의 특성과 김치냉장고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대용량.다기능.고급화 바람

최근 나온 김치냉장고의 특징은 대용량화, 다기능화, 고급형 디자인으로 요약된다2, 3년전만 해도 90~120ℓ급 소형 제품이 많이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150~200ℓ급 중대형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 김치냉장고가 대형화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김치 보관, 숙성 기능은 기본이 됐고 요즘은 맛내기 기능이 다양해져 2단계 김치숙성(삼성 다맛), 리듬 발효.맛지킴 시스템(LG 1124), 발효과학코스(만도 딤채), 삼한사온 익힘시스템(대우) 등 업체별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내놨다.

김치냉장고는 구조에 따라 (윗)뚜껑식과 (하단)서랍식, 콤비식 3가지로 나뉜다.뚜껑식은 온도 편차가 적어 김치 보관에 효과적이지만 김치통을 꺼내기 힘든 반면 서랍식은 김치통을 꺼내기는 쉽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것이 흠.

요즘은 두 방식을 모두 채용, 김치는 뚜껑식으로 보관하고 야채 육류 보관은 서랍식으로 하는 콤비식이 인기다.

김치냉장고의 모델도 다양해지고 색깔도 화려해졌다. 삼성의 '하우젠'은 고객이 일정액을 내면 제품 색상을 바꿔주기도 하고 만도의 '딤채'는 신제품 색상을 10가지로 내놓았다. LG의 '1124'는 노블 티타늄, 럭셔리 실버 등 화려한 색상을 입혔다.

◇김치냉장고 고르는 법

김치 전용으로 사용한다면 4인가족 기준으로 90ℓ급이 적당하다. 그러나 요즘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야채나 과일, 육류, 생선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하므로 150ℓ급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가족 중에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 있다면 맛내기 기능이 있는 상품이 좋은데 김치숙성 단계가 2단계냐 3단계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또 김치가 가득 찼을 때 김치통의 무게는 3㎏이 넘으므로 김치통의 손잡이가 잡기 쉽고 꺼내기가 편리해야 한다. 김치 냄새를 잘 차단하려면 용기의 밀폐성과 재질(옥.황토.참숯 등)이 어떤지도 살펴야 한다.

최근에 선보인 제품들은 삼성이 '원적외선 맥반석 용기', 만도가 '황토생성용기', LG는 '옥김치통'을 사용하는 등 용기를 고급화 하는 추세다.

설치 장소는 싱크대 사이에 붙박이식으로 사용하려면 서랍식이 알맞고 그렇지 않을 경우 상부 개폐식이 적당하다. 어린이의 접촉으로 인한 오작동을 예방할 수 있는 잠금기능 점검도 필수.

이와 함께 제품에 표시된 소비전력량을 확인해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사도록 하고 계기판 조작이 쉬운지도 살펴봐야 한다. A/S를 받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구입전 제품제조연월일, 품질보증내용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단순히 김치만 보관한다면 4인 가족 기준으로 김치 20~30포기 가량을 저장할 수 있는 90~120ℓ급이 충분하지만 채소나 육류, 과일 등을 함께 보관하려면 170ℓ급이 무난하다"고 말했다.

◇사용시 주의사항

반드시 전용용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전용용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김치가 얼거나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다. 또 밀폐성이 떨어지는 일반용기는 김치맛을 변하게 할 수도 있다.

보관용기를 사용할 때 너무 많은 양을 꽉 채우지 말고 용기 뚜껑에서 3cm의 공간을 남길 정도로 적정량을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베란다에서 사용도 금물. 여름철에 직사광선이 비치고 겨울철에는 온도가 많이 떨어지는 베란다는 설치장소로 부적합한데 실내온도가 5도에서 35도 사이가 적당하다.

◇달아오르는 판촉전

유통업계는 김장철을 앞두고 다양한 판촉전을 준비하고 있다.대구백화점은 이번 주부터 다음달까지 삼성, 만도, LG 등 김치냉장고 대표 브랜드들의 2003년형 신상품을 한자리에 모아 '2003년형 김치냉장고 총 집합전'을 연다.

김치냉장고 인기상품 20여종을 브랜드별로 선보일 이번 행사에서는 상품구입 고객에게 김치냉장고용 용기를 비롯해 대백상품권 등의 사은품을 증정한다.

동아백화점은 다음달까지 삼성, LG, 만도 등의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브랜드별로 김치통, 야채 박스 등 사은품을 증정하고 이번 주부터 올해 말까지 '김치냉장고 모음전'을 마련, 5~10% 할인 판매하고 김치구매 쿠폰 등의 사은품을 준다.또 공동구매 상품을 정해 7~10대씩 공동구매할 때는 추가 할인혜택과 사은품도 제공할 계획이다.

가전 양판점 하이마트는 이달말까지 삼성, LG, 만도, 대우, 동양매직 등 5개 가전업체의 김치냉장고 인기 제품 10여종을 정상가보다 5~10% 할인 판매(한정)하고 대형소매점 E마트는 이달말까지 김치냉장고 구매고객에게 주방용기세트(삼성 다맛, 만도 딤채), 3만원권 상품권(LG 1124)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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