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의 스포츠 과학

입력 2002-10-15 12:22:00

아시안게임 마라톤을 2연패한 이봉주는 충남 천안출생으로 천안농고에서 육상을 시작하여 3번째 고교인 광천고 육상부를 졸업했다.

지난 90년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한 이래 13년째 마라톤선수 생활을 하며 아시안게임과 보스턴마라톤대회 등 권위있는 국제대회에서 우승, '국민 마라토너'로 자리잡고 있다.

이봉주는 키 164.5cm, 체중 56.5kg, 체지방율 8.6%로 마라톤선수로서 뛰어난 생리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지표인 최대산소섭취량(1분동안 공기중의 산소를 섭취하는 최대능력)이 체중 1kg당 78.6ml로 역대 세계 최상급선수인 딘사모, 살라자르와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황영조(84.5ml)보다는 조금 처지지만, 20대 일반성인 남자의 평균치가 45ml인점을 감안하면 거의 2배에 가깝다.

그는 경기수행시 피로를 느끼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초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경기수행시 힘들이지 않고 높은 운동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를 나타내는 무산소성 역치수준이 82.8%(최대스피드에 대해서)로 황영조의 79.6%보다 높다.

이러한 수준은 과거 80년대 초반 세계최고기록을 보유했던 살라자르가 역대선수중 가장 높은 80%의 수준을 나타낸 바 있는데, 이를 능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강도는 황영조가 지치지 않고 달릴수 있는 스피드에 해당하는 분당 310m를 다소 능가하는 수준이다. 일반인들의 경우 이 수준은 자신의 최대능력의 50~55% 수준에도 거의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는 또 피로회복능력이 매우 뛰어난 장점을 갖추고 있다. 매우 높은 강도로 운동을 수행하는 경우 피로물질인 체내 젖산을 단시간에 다시 제거하는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경기중 높은 스피드를 계속 유지하거나, 반복해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선수보다 월등하다는 것이다.

국내 우수선수들이 높은 강도로 운동을 수행한 후 15분 동안의 피로회복능력이 50%수준에 머무는데 반해서 컨디션이 양호할때그는 62.0%를 기록한 바 있어서 운동생리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러한 피로회복능력은 일반인의 경우 25~30% 수준을 나타낸다.

어쩌면 그의 최상적 신체조건이 황영조의 그늘에 가려진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의 생리학자들은 이미 두 선수의 생리적 능력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 바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종합대회에서의 마라톤 2연패는 선수 스스로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관점에서 위대한 성적으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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