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증시-새 모멘텀 발생전까지 보수적 대응

입력 2002-10-12 00:00:00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증시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도 11개월만에 600선이 힘없이 붕괴되는 등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미국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압력과 대 이라크 전쟁 우려 속에 미국 서부항만 폐쇄로 인한 수출 차질, 브라질 디폴트 가능성 등의 악재가 추가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증시를 끊임없이 압박하면서 시장의 체력을 고갈시키고 있어 섣불리 바닥을 예견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기업실적 악화 등 이미 노출된 악재도 그 영향력이 줄기는커녕 그 무게를 더해가고 있으며 단기간 안에 해소될 악재가 아니라는 점이 단기 반등시마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불확실성을 내포한 악재의 경우 지수 흐름에 상당기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2000년 중반부터 2001년 9월까지 1년여간 경험한 바 있다. 당시는 경기 펀더멘털 및 기업실적 악화 우려의 불확실성이 세계 증시에 잿빛구름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단기급락으로 인해 가격메리트는 충분히 발생했지만 문제는 이러한 가격 메리트를 고려해 저점매수하려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펀더멘털상의 저평가 논리가 통하지 않는 시장이다. 미국 국채와 회사채간의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축소되기 전까지는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내기관 역시 자금유입 정체로 매수여력이 크지 않고 오히려 지수 추가 하락시마다 로스컷(손절매) 실행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물론 정부의 증시안정책 마련이 투자심리 안정에 일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주가하락이 대외적인 요인에 의한 것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주에 발표될 POSCO, 삼성전자, SK텔레콤 및 미국의 인텔, IBM, 포드 등의 3분기 실적과 기업재고, 산업생산, 소비자 물가지수 등 경제지표에 따라 증시는 한차례 더 출렁거릴 것이라고 본다.

하락이 깊어지면서 가파른 주가 기울기, 거래량 감소 및 이격도 과다 등을 고려할 때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불확실성의 해소 없이는 의미있는 반등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해외 악재의 경감 및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바닥 확인과정을 좀 더 지켜보는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술적 반등은 기교적으로만 접근해야 하며 그 이상의 기대감으로 시장에 참여하기에는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브릿지증권 칠곡지점장 현재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