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항 서비스 확대로 활로 개척"

입력 2002-10-11 14:14:00

◈축산수협 박노창 조합장

"가만히 앉아 위판만 해 주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입·출항 선박에 대한 철저한 서비스만이 살길입니다".

8일 오후 영덕 축산수협 박노창(57) 조합장은 직원 5명과 함께 얼음 냉동창고에서 얼음을 꺼내 세빙기로 보내기에 정신이 없었다. 무게가 130kg이나 되는 얼음덩어리는 세빙기에서 잘게 부셔진 다음 오징어 채낚기 배에 실렸다.

대기중인 채낚기 어선들은 '피'와 같은 얼음과 기름을 채운 후 한마리의 오징어라도 더 잡기 위해 바삐 항구를 빠져나갔다.

박 조합장 등 수협 직원들은 오징어 최대 성어기인 요즘이 일년중 가장 바쁜 시기. 매일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위판장에 나온다. 위판은 물론 선박정리, 차량통제, 유류 및 얼음공급 등 원활한 출어준비 지원에 눈 코 뜰 새 없다. 밤12시까지 작업하는 것도 예사다.

박 조합장은 "요즘같은 오징어 성어기엔 얼음 및 기름 보충, 위판, 선박정리 등의 서비스를 얼마나 신속, 철저하게 하느냐에 조합의 사활이 달렸다"고 말했다.

가만히 앉아 잡아오는 고기를 위판해주고 수수료 수입으로 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것. 입·출항하는 선박의 선주나 선장·선원들의 불편이 무엇인지 재빨리 파악, 해결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수협 항구로 고객(선박)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

이 때문에 박 조합장은 일과후 선주나 선원들과 어울려 자주 소주잔을 기울이는 한편 외지 선원 전용 사무실 설치 등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한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축산수협 항구에는 요즘 경북도내 일선 수협중 가장 많은 하루 60~70여척의 외지 선박이 몰려든다. 1일 평균 오징어 위판액만 2억원(250t)이 넘는다.

하지만 올해 20여일 정도 늦게 형성된 오징어 어군이 언제까지 갈지가 최대 관심이다 . 박 조합장은 물론 동해안 어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조류·수온·플랑크톤 등 3박자가 맞아 어군이 연말까지 지속되는 것.

박 조합장은 "위판을 마친 선원들이 하루, 이틀(기상이 좋지 않을 땐 며칠씩) 이곳에 머물며 뿌리는 돈이 만만치 않습니다. 외지선박 서비스는 단순히 조합 이익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라며 신명나 한다.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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