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결의안 미 화원 통과

입력 2002-10-11 12:26:00

미국 하원의 이라크 결의안 통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를 단독으로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미국이 유엔에서 벌이는 새 이라크 결의안 협상에서 힘을 실어준 조치다.

아직 상원의 결의안 표결이 남아있지만 상원도 11일 중으로 결의안을 의결할 태세여서 부시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을 받은 셈이나 다름없다. 부시 대통령은 "아직 이라크를 공격할 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어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미국이 곧 이라크를 공격한다는 의미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하원 결의는 "이라크가 제기하는 계속적인 위협에 대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이라크 결의를이행하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군사력을 사용할 권한을" 부시 대통령에게 준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단독으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것이다.

이같은 권한은 의회가 지난 1964년 베트남전을 위해 통과시킨 통킹만 결의 이후 대통령에게 부여한 군사작전 수행권한 중 가장 가장 광범위하고 유연한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부시 대통령에게 포괄적이고 임의적인 전쟁수행권을 주는 결의안을 반대해왔으나 최근 많은 의원이 결의안 통과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은 앞으로 제 2 테러 등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부시 대통령의 조치를제한했다는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고, 중간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라크 결의안을 속히 처리한 뒤 경제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편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결의안 통과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상원만 결의안을 통과시키면 부시 대통령은 병력을 배치하고 공습을 명령하는 등 이라크와 전쟁을 시작하는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 공격을 결정하기 전에 유엔 결의의 형태로 군사공격의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유엔 결의안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단독으로 또는 영국 등과 함께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민주당 딕 게파트 하원의원의 말처럼 "다른 나라에 위험한 선례를 남길 우려가 있어" 단독 군사행동에는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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