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거지, 정치인의 일곱 가지 공통점. 되기도 어렵지만 되고 나면 평생직업으로 삼는다. 딱히 갈 곳은 없지만 바쁘다. 퇴직금이 없고 정년퇴직도 없다.
얻어먹는 데 익숙하고 미안해하지 않는다. 출퇴근시간이 명확하지 않다. 사람들이 모이는 잔치를 좋아한다. 초임PD들이 고참에게 듣는 이야기다. 우수한 연출자는 무엇보다 출연자나 연기자와의 돈독한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필요한 때에 언제든지 출연시킬 수 있는 '수어지교(水魚之交)'가 되어야 한다. 물론 너무 밀착되어서는 물도 고기도 죽는다.
"어이! 안녕…""누구세요. 왜 함부로 반말하세요. 재수 없게…".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PD들도 간혹 당하는 일이다. 어제의 신인이지만오늘은 역전된 힘의 진리를 알아보지 못한 결과다. 그래서일까. 연예인을 잘 믿지 못하는 감독이나 PD가 의외로 많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잘 나갈 때 왕창 벌어야 한다고 믿는다. 인기가 있으면 불러주는 무대가 있고 아니면 잊혀지는 존재가 된다고 조바심을 낸다. 드라마의 왕이 카바레에 출연해 못 부르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나 한때 잘 나가던 코미디언이 약장수를 따라나서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군 입대를 눈앞에 둔 가수가 입대전날까지 콘서트를 가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 연예계는 확실히 다르다. 고수익이 보장되고 명예도 가질 수 있다. CF 하나가 억 단위를 넘어서고 1일 행사 출연료가 기백만원이 넘는다.한 장의 앨범만 팔아도 3천원이 남는다.
어느 가수가 과거에 사랑(?)했던 여자 셋이 모여 기자회견을 했다. 캐딜락 차를 사달라고 했지만 사 주지 않아 두들겨 맞았다. 강제로 혼인신고를 했고….스타는 스캔들마저도 상품이다. 스타의 일탈은 대중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하고, 활동을 멈춘 상태에서도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도덕을 넘어서고 비난을 받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화해와 용서가 가능한 스캔들이다. 그러나 지금 연예계의 소문들은 추하고 역겨울 뿐이다.
인생을 마무리할 나이인 원로연예인이 '스타 누구는 자신의 아들…'이라는 자서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콩밭 매~는…'이라던 가수는 여자를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하여 문제를 일으키고…. 지금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드라마의 주연스타는 매니저와의 섹스비디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거지와 정치인이 버려야할 것만을 골라서 닮는 연예계다.
(한상덕.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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