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구스마오 "대통령 하기 싫다 詩 쓰며 살고 싶어"

입력 2002-10-10 00:00:00

신생독립국 동티모르의 초대 대통령 사나나 구스마오(56)는 당장이라도 대통령직을 떠나고 싶지만 갓 독립한 조국의 성장을 돕기 위해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스마오 대통령은 포르투갈 일간지 디아리오 데 노티시아스 9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할 수만 있다면 오늘 당장 사임하겠다"며 대통령직 그 자체에는 아무런 욕심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본의 아니게 대통령이 됐다고 국민들에게 말해 왔다"면서 "원하지 않는 대통령이 됐지만 그들은 내가 그들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지배에 항거한 독립투사로 유명한 그는 "시를 쓰면서 사진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겠다"며 초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한사코 거부한 바 있다.

여론에 밀려 5개월전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에 취임한 구스마오는 가난에 찌든 조국에 대한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과거 400년간 동티모르를 식민지배했던 포르투갈을 5일 일정으로 국빈방문 중이다.구스마오 대통령은 1999년부터 2년간 유엔 통치하의 과도 기간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이 안전을 확보하고 행정공백을 채우는데소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동티모르 독립과 화해를 위해 헌신한 공로로 구스마오 대통령을 2002년도 유네스코 펠릭스 우푸에-부와니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평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는 "인간존엄을 위한 그의 투쟁과 동티모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인간정신을고양시킨 그의 행동을 인정해 12만2천유로(약 1억5천950만원)의 상금을 수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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