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전날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의 '5대 국기문란사건' 공세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검증을 다짐하면서 '9대 의혹' 규명을 재삼 거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의 공과(功過)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5가지 '국가번영의 발전전략' 방안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먼저 "이 후보와 관련된 9대 의혹은 명백한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명문 대가에서 귀하게 자란 두 아들이 신체검사를 앞두고 갑자기 몸무게가 줄어 들었고, 이 과정에 수천만원의 돈이 오갔다는 녹음테이프까지 공개됐는데 정치 공세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시중에 떠도는 부천 범박동 재개발 사업과 이 후보와의 '연계설'을 언급했다. 그는 "돈이 없어 집을 처분했다던 이 후보가 백평이 넘는 호화빌라 3채에서 아들 딸과 함께 살았는데도 그 자금 출처에 의문을 품지 말라면 누가 믿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며느리 원정출산과 국세청 불법 선거자금 모금, 안기부 예산의 선거자금 도용 문제까지 일일이 거론했다. 한 대표는 "국회는 세차례에 걸쳐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실시, 그 과정에서 공직자에 대한 국민기대가 얼마나 높은가를 확인했다"면서 "하물며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검증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 정부' 공과에 대해서도 연설 상당부분을 할애하며 '공정한 평가'를 호소했다. 한 대표는 "권력 주변에서 벌어졌던 부정부패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고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했으며 인사정책에도 무리가 적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IMF 국난극복 △남북화해와 협력 △우리 경제의 흑자행진 △사회안전망 구축 △언론자유 수호 등은 공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공은 국민의 몫"이라며 "국민과 함께 땀흘린 정부의 기여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대표는 이어 "개혁이 지속되지 않는 한 IMF 극복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할 것"이라며 국가번영의 발전전략 수립을 제안했다. 그는 △문화창달과 우수 기술인력 양성 △꾸준한 경제개혁 △전략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강화 △동북아 물류와 네터워크 중심지로서의 위상 강화 △'동북아 경제협력체' 건설의 주도적 참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내년의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준비와 2010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등에도 국력을 모아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익을 증대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준비 단계로 서울과 베이징, 도쿄를 잇는 '베세토 프로젝트' 실현에 주력해 줄 것을 정부측에 요구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