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정몽준 '흐뭇'

입력 2002-10-09 12:29:00

8일 첫 지역 민생탐방으로 서문시장을 찾은 정몽준 의원은 사뭇 고조된 표정으로 대구를 떠났다. 시장 상인들의 관심도가 예상외로 높았기 때문이다.

부인 김영명씨와 가수 김흥국, 탤런트 강부자씨 등과 함께 이날 오후 5시쯤 서문 시장을 찾은 정 의원은 1시간 여동안 시장 곳곳을 돌며 상인들로부터 꽃다발과 박수 세례를 받았다. 서문 시장은 TK 지역의 밑바닥 민심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다.

지역 정서(?)와 어긋나는 정치인이 찾을 경우 거침없는 비난성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하며 때로는 상인들이 건네는 악수조차 회피할 정도로 무관심으로 일관할 때도 있다.

따라서 유력 정치인들은 이곳을 찾기가 조심스러우며 그만큼 이곳에서의 반응은 지역 공략에 있어 큰 잣대 구실을 하기도 한다. 상가 연합회 한 관계자는 "98년 이 후보 방문 이후 시장 상인들이 특정 정치인에게 이 정도로 관심을 보인 것은 처음"이라며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 의원이나 지방선거때 이곳을 방문한 조해녕 시장의 경우 상인들이 밋밋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아버지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대기업을 이룩했듯 노력하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상인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국수집에서는 막걸리를 마시며 상인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연호하기도 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날 상인들의 반응에 대해 '지지'의 의사인지 단순한 관심의 표현인지를 두고 설왕설래 하고 있지만 정 의원으로서는 이번 대구 방문을 통해 상당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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