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에드버킷(Advocate)은 법조현실의 문제점을 나름대로 지적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는 신참 여자 검사가 정.관계와 결탁, 온갖 비리로 점철된 거물 경제사범을 검찰지휘부의 회유와 협박을 뿌리치고 직접 법원에 기소장을 접수시키곤 사표를 쓰고 검사직을 사직하는 것으로 대미(大眉)를 장식했다.
이 드라마의 제목 '에드버킷'은 바로 '변호사'를 뜻한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의 역사소설가 W 스코트는 '사나이의 몸가짐'이란 저술에서 "역사나 문화에 관한 소양이 없는 변호사는 하나의 기계이며 단지 일하는 석공(石工)에 불과하다"고 힐난한 바 있다.
▲최근들어서 소양이 없는 석공에 불과한 일부 변호사들의 탈선이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올 국감자료에 의하면 각종 비리로 징계받은 변호사들의 탈선행각은 그가 변호사인지 범죄인인지 구분조차 어려운 케이스가 많다.
청와대나 정부 기관요원이라며 고급호텔 장기투숙비 3천500만원을 떼먹고 독촉하는 직원에게 되레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소송의뢰인으로부터 받은 5천만원까지 떼먹은 변호사, 3천900억원대의 사기범 변인호씨의 변호사는 구치소 의무관에게 3천만원을 주고 구속집행정지청탁을 한 게 들통났고 구치소의 마약사범에게 담배를 건넸다 정직당한 변호사에서 불성실 별론, 공탁금을 꿀꺽한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이다.
▲그 중에서도 혼수 적다고 아내를 폭행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31세의 젊은 변호사의 사연은 충격적이다. 명문대를 나온 아내를 중매로 알아 결혼조건으로 처가의 아파트 2채를 받은 건 따로 챙겨놓고 장인이 사준 아파트에 살면서 부린 행패는 끔찍한 범죄에 다름 아니다.
유방이 적은 아내에게 "바람피워도 상관말라"는 협박으로 결혼 20일만에 수술을 강요해 그 후유증으로 몸조리하던 아내를 폭행하는가 하면 남편에 무조건 복종하겠다는 부부 10계명까지 강요했다니 이건 가히 '조폭' 수준이다. 그는 '변호사' 이전에 '남편'은커녕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먼파워가 점차 드세어지는 세태에 이런 남자가 존재할 수 있게 한 건 바로 우리의 잘못된 결혼관이다. 소위 사자(士字) 신랑이면 사족을 못쓰는 장인.장모.신부가 있는 한 이런 '변호사 신랑'은 계속 나올 것이다.
그 신랑도 문제지만 딸의 영원한 행복을 부모가 아예 담보해 주려는 욕심에 찬 현 결혼세태는 근본부터 잘못된 것이고 분명 이 시점에서 되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이다. '겉보리 서말만 있으면 처갓집 신세 안진다'는 옛말은 결국 오늘의 이런 불행을 예고나 한 것 같은 경구(警句)로 돋보인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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