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서 회남자(淮南子)에 '일인전허(一人傳虛) 십인우범전실(十人又犯傳實)'이라는 대목이 있다.
한사람의 허언(거짓말)이 열사람을 거짓말하게 만든다는 허언추방 경구다.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서해교전 정보누락, 4억 달러 대북지원 의혹 규명은 "내가 거짓말을 했소"라는 양심선언이 나오지 않는 한 이 정권을 넘길 것 같다.
어쩌면 이 문제도 회남자 경구처럼 아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침묵하는 바람에 여러 사람이 덩달아 거짓말을 하거나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악성 허언에 대한 불고지 책임은 안중에도 없는가.국민의 정부가 출범할 당시 국민들은 IMF원흉 가려내기에 등장한 공직자들의 낯 두꺼운 변명을 들으면서 이들 계층에 만연된 거짓말 불감증을 감지케 했다.
◈거짓말 불감증
그후 어업협상 실패에 대한 외교력 부재를 희석하기 위한 협상내용 축소 또는 왜곡 발표를 접하면서 협상자들의 용감한(?) 문서조작에 할말을 잊기도 했다.또 중국과의 마늘 협상은 아예 내용 일부를 삭제해 무모한 공무원들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여기에다 동해 표기 문제, 러시아 차관 문제 등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실패작인 외교문제가 수두룩하다.
이밖에도 병풍.세풍 등 소위 각종 '풍비리'는 여태껏 풍(거짓말)을 친 사람을 찾지 못해 안잡나 못잡나를 두고 검찰이 불신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았던 정부의 대국민 거짓말을 두고 너무 많으니까, 아니면 지금은 정권말기라는 이유로 어물쩍 넘어가선 안될 말이다.
최근 검찰이 작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4억 달러 대출 문제 등이 법정으로 비화되자 향후 검찰 수사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연간 기소되는 위증.무고 사범이 5천명이 넘는다(일본의 300~500배)는 사실만 두고라도 방관이 능사는 아닐 듯 싶다.
요즘 거짓말 탐지기가 교통사고 시비 규명에 해결사로 뜨고 있다고 한다.거짓말 탐지기가 증거능력이 없다하더라도 기기 동원 사실 자체만으로도 피의자에게 부담을 줄수 있는 등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같다.
물론 검찰의 입장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특히 거짓말에 익숙해진 간 큰 사람의 수치가 소심한 사람의 작은 거짓말보다 더 적게 기록되는 등 기기 오작동도 염려스러울 것이다.
이번 4억 달러 사건으로 검찰수사를 받게된 거물(?)급 두사람은 반드시 탐지기에 앉혀야 한다.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최선이고 둘다 거짓말을 했다고 나오면 수치비교도 재미있지 않겠는가.거짓말을 한번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정신질환자를 제외하곤 없을 것 같다.
◈비리.허언의 정부
좀 무리일진 몰라도 미국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8세가 되면 거짓말을 시작하고 평균 8분에 한번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이 발표에 의하면 사람은 하루에 평균 1백80회 정도 거짓말을 한다는 말이 된다. 물론 계속 대화를 나눈다는 가정 아래지만.
한 국제기구의 조사에서 한국민들이 비교적 다른나라 사람들에 비해 거짓말을 많이 하고 거짓말에 대해 아주 관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언제부터인가 그만큼 거짓말에 무디어져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물론 선의의 거짓말이나 농담.유머에 가까운 거짓말까지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곧 들통이 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늘어놓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돼선 곤란하다.
대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국민의 정부가 비리.허언으로 정착돼 큰 시련을 겪었다지만 지금은 임기말 해야할 일을 짚어볼 때다.마지막 순간까지 국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다음 정권과 만난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변제우 경북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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