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회·시화전 잇따라-단풍·낙엽·허수아비…그리고 감미로운 시어들

입력 2002-10-08 14:23:00

'덜 익은 고추잠자리의 꼬리마다/ 꼬들꼬들한 햇살이 묻어 있다/ 포도알마다 맺혔던 땀이 식듯이/ 도시의 열은 내리고/ 동정받지 못하는 여름이/ 짧게 그은 매미의 울음을 따라/ 당당하게 빠져 나가 비운 자리/ 하늘마저 높다랗게 자리를 피해서/ 가을의 키만 부쩍부쩍 자란다/…'. (이혜자의 '가을입기' 중에서).

깊어가는 가을, 숲이 있는 도심 공원이나 아담한 갤러리와 찻집 또는 오래된 유적지 등에서 소담한 시낭송회와 시화전이 잇따라 열려 시민들의 추일서정(秋日抒情)을 대변했다.

월간 '시사랑'(회장 곽명옥)은 지난달 30일부터 시사랑 시인선 이달의 시인 작가들작품 중 33편의 시를 그림으로 옮긴 '시와 그림의 축제'를 가지는 한편, 5일 오후 4시 대구 두산갤러리에서 시낭송회를 가졌다.

대구문협은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2·3전시실에서 '시와 산문과 그림의 만남전'을 열어 시민들의 눈길을 모았다. 이번 시화전에는 고희림·권기호·이정환·허창옥·곽홍란 등 대구의 시인·수필가·아동문학가와 30명의 화가들이 참가했다.

문학계간지 '시하늘'(주간 박곤걸)도 지난달 27일 밤 대구 MBC 맞은편 커피전문점 스타지오에서 100여명의 문인과 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창기 시인의 출판회를 겸한 시낭송회를 가졌다.

안동의 한겨레시읽기운동연합회(회장 임병호)도 지난달 28일 임하면 금소리 시서원에서 '가을시 콘서트'를 가지고 시낭송회와 함께 시민들에게 소시집을 배부하기도 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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