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협,공무원사회 새목소리

입력 2002-10-04 12:27:00

공무원 직장협의회가 공무원 사회의 강력한 목소리로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교직원노조의 전례도 있어, 공직협이 앞으로 노동조합으로 위상이 강화될 경우 그 역할이 어디에까지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주권' 요구 목소리 = 지방공무원들의 협의회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를 거부키로 하고 행동에까지 나선 적 있으나, 최근엔 광역단체의 기초단체에 대한 '평가'를 거부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대구지역 공무원단체인 '달구벌공무원직장협의회 연합회'는 최근 북구를 제외한 7개 구.군 직협에 공문을 보내 "대구시가각 구.군의 건전한 경쟁을 통해 행정발전을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실시해온 연말 평가가 사실상 지자체 길들이기 평가로 전락했다"며연말 평가 전면 거부에 적극 동참토록 당부했다.

달공연에 따르면 평가에 따라 상금, 표창, 승진 등 인센티브가 주어져 업무 외적으로 잘보이기 위한 별도 '작업'이 이뤄지는데다 기초자치단체장의 치적으로 사용되는 폐단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에따라 29개 평가분야 중 법령 및 규정에 근거하지 않은 시 및 시장의 자체 지침에 의한 14개 분야 평가는 거부하기로 했다.

김영만 달공연 사무차장은 "구.군을 대상으로 한 대구시의 연말 평가가 지자체 길들이기의 한 방편으로 변질됐고 우수 구.군 및 공무원에 지급되는 상금, 표창도 나눠먹기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직협 홈페이지 마찰 = 직장협의회 인터넷 홈페이지들이 공무원들의 덮여 있던 의견의 표출구로 자리잡음으로써 각 시군구별로도 수시로 파장을 부르고 있다. 각 시군이 이때문에 몸살을 앓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

그러나 일부 비방 및 인신공격이 도를 넘어설 조짐이 나타나자 현재는 자정 활동까지 시작된 상황이다. 대구 모 구청 직장협의회 게시판엔 최근 인사에 대한 불만으로 비속어와 욕설 등을 사용, 특정인물을 비방한 익명의 글이 올랐고 또 다른 구청 직협 게시판에도 학연을들먹이며 간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이에 일부 직장협의회는 게시판 이용시 용어 순화 등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올리고 일부 회원들도 상호비방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글을 게재하는 등 자정 노력에 나섰다.모 구청 직장협의회장은 근래 게시판 안내문을 통해 "직장협의회 자유게시판은 회원뿐만이 아니라 지역주민 과 많은 네티즌들이이용하고 있다"며 "건전한 비판과 의사교환은 활발히 하되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협의회장도 홈페이지 게시판에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및 욕설은 당사자에겐 언어폭력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검증되지 않은 글을 올릴 경우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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