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의 대들보인 김인섭, 정섭(이상 삼성생명)이 기술의 진수를 보이며 나란히 4강에 진출, 전무후무한 형제 금메달리스트 탄생의 기대를 부풀렸다.
이들 형제는 2일 양산체육관에서 열린 그레코로만형 체급 예선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화려한 기술로 상대들을 압도하며 테크니컬폴승 행진을 거듭,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파워를 집중 보강한 김인섭은 그레코로만형 66㎏ 1회전에서 이무로 마사키(일본)에 안아넘기기 등 큰 기술로 몰아붙인 끝에 1라운드 1분29초만에 테크니컬폴승을 거뒀다.
98년 방콕대회 우승과 세계선수권 2연속 제패는 물론 시드니올림픽에서 부상 중에서도 투혼으로 은메달을 딴 한국 간판 레슬러의 위력은 2회전에도 계속됐다.
칼리드 알리 압둘라(카타르)를 계속 굴리더니 1회전 2분 35초만에 또 다시 테크니컬폴로 누르고 손쉽게 4강에 오른 것.
동생 김정섭의 위세도 대단했다.앞서 오전부터 경기에 나섰던 84㎏의 김정섭도 옆굴리기, 안아넘기기, 들어올리기 등 각종 기술을 구사하며 에르킴바에프 아세트(키르키스스탄)와 리준민(중국)을 1, 2회전에서 테크니컬폴로 제압했다.
최근 밀론트로피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기량이 급상승, 진작부터 금메달 기대주로 손꼽혔던 김정섭은 3회전에서 모드 아시라프(아프가니스탄)를 또 한번 테크니컬폴로 꺾고 조 1위를 확정했다.
98년 방콕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김정섭은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그동안 열심히 운동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형과 나의 길은 다르지만 동반우승으로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