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 사망 전염병 퇴치 길-말라리안 유전자 해독

입력 2002-10-03 00:00:00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말라리아 원충과 이를 유독 사람에게만 매개하는 말라리아 모기의 유전자가 완전 해독됨으로써 에이즈와 폐결핵 다음으로 무서운 전염병인 말라리아 퇴치의 길이 열렸다.

이번에 유전자 해독이 이루어진 말라리아 원충은 모두 4종류 중 가장 흔하고 가장 독성이 강한 열대열(熱帶熱)원충 플라스모디움 팔시파룸과 이를 사람에게 퍼뜨리는 말라리아 모기인 아노펠레스 감비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칼로스 모렐 박사는 이를 가리켜 "과학역사상 획기적인 업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현대과학 기술이 현재까지도 수백만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있는 오랜 전염병의 미스터리를 풀어냈다"고 말했다.

이번 유전자 해독작업에 참여했던 영국 웰컴 트러스트 제약회사 생거연구소의 닐 홀 박사는 말라리아 원충과 모기의 유전자 지도가 백신과 치료제가 공격목표로 삼아야 할 새로운 분자표적을 제공해 줄 것이라면서 "이제 우린 과학자들에게 건초더미를 주었으며 그들은 그 속에서 바늘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말라리아 원충과 모기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된 것은 그 시기상 매우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수십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킨에 대한 말라리아원충의 내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의 살충제로는 말라리아 모기를 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 내성을 가진 말라리아 원충들이 전에는 없었던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버지나아 주에서는 종류는 다르지만 말라리아원충들이 사람과 모기 모두에게서 발견되고 있다. 이는 20년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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