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이라크 결의안 합의

입력 2002-10-03 00:00:00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력한 새 이라크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의 이라크 전쟁 결의안 통과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하원 지도자들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만난 뒤 이라크 전쟁 결의안의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하원과의 결의안 합의를 발표하면서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무장해제 해야한다"면서 "그러나 만일 그가 다른 방향을 택하고 계속 반항한다면 무력사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의안 내용=이번 결의안은 이라크가 제기하는 계속적인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고 이라크에 관한 모든 유엔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결정할 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새 결의를 얻기 위한 대통령의 노력을 의회는 지지한다고 전제한 이 결의안은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군사력 사용과 모든 군사작전의 범위를 이라크가 제기하는 현재 위협을 다루는 것과 이라크가 안보리 결의에 따르도록 강제하는 것으로 한정한다고 규정했다.

또 부시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명령하기 전에 추가적인 외교노력으로도 이라크의 순종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음을 의회에 통보하고, 이라크에 대한 군사력 사용이 테러범들이나 테러조직에 대한 조치를 취하려는 현재의 노력과 부합하고 그같은 노력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것을 대통령이 확인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한편 이 결의안은 부시 대통령이 의회와 정기적으로 협의하며 (이라크 문제를) 의회에 보고하고, 백악관은 전쟁권한법에 따라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과 이라크의 평화유지 및 재건노력 등 전후 계획 등에 관해 60일마다 의회에 보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향후 전망과 반응=하원은 다음주 투표로 이라크 결의안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원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상원도 2일부터 리버맨 의원이 상정한 결의안 등에 대한 공개토론에 들어가는 등 심의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미국 의회의 신속한 이라크 결의안 통과는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벌이고 있는 새 결의안 채택 협상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하원 민주당 지도자인 리처드 게파트 의원은 "우리는 의회가 합의한 이 방안이 긍정적이라는데 동의한다"면서 "이 결의안은 우리를 옳은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과 함께 대통령의 전쟁수행권을 일부 제한하는 수정 결의안을 내놓았던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게파트의원이 백악관의 결의안에 너무 쉽게 합의해준 것은 실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의원은 "민주당은 분열된 것 같다"면서 행정부와 하원의 합의는 추가 협상을 하려는 상원의 노력을 손상시켰다고 주장했다.

바이든-루가 결의안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승인하는 유엔 결의안이 채택돼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행동을 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안보리가 새 결의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에도 미국은 유엔 지원을 획득하는데 실패했다고 선언한 뒤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