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해 사상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강원도가 관광수입 감소라는 이중고에 빠지자 지역 고교들이 강원도로 수학여행을 가기로 결정하는 한편 일부 고교는 수해 복구 봉사활동까지 계획해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올 가을 수학여행을 가는 지역 고교들은 대부분 연초에 설악산.통일전망대.경포대 등 강원도 지역을 계획했으나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자 수재민들이 느낄 위화감을 우려, 여행지 변경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강원도청에서 전국의 시.도 교육청으로 '관광경기 활성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관광을 주산업으로 하는 강원도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수해와 관광 경기 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으므로 수학여행을 예정대로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대구시 교육청으로부터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고교 가운데 6개교는 계획대로 설악산 일대에 수학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일부 고교는 강원도민들의 겹주름을 펴주자는 뜻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공고의 경우 당초 계획했던 강원도 수학여행을 재검토하다 소식을 듣고 예정보다 2주 늦은 오는 28일 강원도로 출발하기로 했다. 학교측은 설악동 숙박업소, 식당 업주 등을 통해 학생들이 수해 복구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관광로 복구 지원 등의 활동이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채종욱 교감은 "여행 일정이 빡빡해 장시간 봉사활동은 어렵겠지만 오가는 길에 식사시간 등을 줄이면 몇시간은 가능할 것 같다"면서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해 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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