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진보농협의 군납고추 위탁판매 비리와 관련, 30일 음독자살한 김모(39.진보농협 운전기능원)씨가 외부 압력에 의해 죽음을 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진보농협 조합장실에서 유족들은 김씨가 숨지기 직전 친구, 가족들과 주고 받았던 육성녹음 테이프 2개 중 1개를 공개했다.
20분 분량의 테이프에서 숨진 김씨는 누나(44.대구)에게 "그들이 나만 죽어주면(책임지면) 가족들을 책임지겠다고 했다"며 "업자 허씨는 나에게 말을 맞추자고 했다"고 밝혔다.
결국 농협 직원과 위탁판매업자가 서로 짜고 김씨에게만 책임을 지우려는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음모를 꾸몄다는 것.
또 가족들은 숨진 김씨가 구체적인 내용을 자세하게 적은 유서를 남겼다고 했는데 숨진 이튿날 누군가가 잠긴 차문을 열고 이를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숨진 김씨의 부인 박씨는 또 "남편이 죽음을 택하기 전까지 감사에 대한 엄청난 심적고통과 부담을 안고 있었다"며 "감사반원들은 계속 남편만 불러내 추궁했고, 남편은 사건의 진실 중 일부를 밝힌 것을 두고 계속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위탁판매업자 허씨는 휴대폰에 '말을 맞추자', '다른 생각을 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등의 음성을 남겨 협박하기도 했다는 것.
유족들은 "남편이 죽었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책임자들은 하루 빨리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숨진 김씨가 남겼던 말들과 나머지 육성테이프 1개도 공개하겠다"고 했다.
청송.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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