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워크아웃 이달부터 시행

불가피한 사정으로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변제 능력을 넘는 빚을 진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개인신용회복지원제도'(개인워크아웃제)가 이달부터 시행됐다. 경영난에 봉착한 기업들이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듯이 다중 채무자들도 빚 탕감·채무 유예 등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경제적 재기를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청 자격

은행, 보험, 신용카드, 상호저축은행, 농·수축중앙회 등 금융회사 2곳 이상에 3억원 (원금 잔액기준) 이하의 빚을 진 신용불량자여야 한다.농·수협 단위조합과 새마을금고, 신협의 채무는 해당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해당 요건으로는 △재직중인 기업체의 휴업·부도 등으로 급여를 일시적으로 받지 못하거나 △급여를 격월 또는 분기 단위로 수령하는 경우△농·수·축산업에 종사해 소득이 일정하지 않는 경우 △본인 또는 가족이 질병·사고·자연재해를 당한 경우 △본인의 책임이 없는 사유로 일시 상환불능 상태에 있는 경우 등이다.또한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에게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신청할 수 없는 채무자는

금융회사 한 곳에서 빌린 돈이 전체 빚의 70%를 넘으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없다. 신용회복 지원 협약 대상이 아닌 사채, 농수협 단위조합,새마을금고, 신협 등에 진 빚이 전체 빚의 20%를 넘어도 워크아웃을 받을 수 없다.

또한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성 채무액이 전체 빚의 30% 이상인 경우도 안된다. 개별 금융회사로부터 채무조정을 받은 뒤 승인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워크아웃대상에서 제외된다.갚을 능력이 있지만 고의로 탕감을 받으려다 적발되면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되며, 한 번 신청했다가 거절되면 1년 동안 재신청할 수 없다.

▨어떻게 신청하나

신용회복 지원위원회(서울시 중구 명동1가 10의1 명동센트럴빌딩 7층)를 방문해 신청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전화(02-6362-2000)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pcrs.or.kr)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신청시 신분증과 인감도장, 소득증명서가 필요하며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잔액 증명서를 발급받아 신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신청비용은 5만원이며 이 돈은 심사 후 워크아웃이 거절되더라도 돌려받을 수 없다.

▨신용회복 지원 내용

신용회복 지원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빚 일부를 탕감받거나 연체금리 대신 새로운 금리를 적용해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최장 5년까지 상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분할상환·이자율 조정·변제기간 유예·채무 감면 등 조치가 있다. 채무 감면은 총 채무액의 3분의 1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혜택 내용은 신청자가 처한 상황과 대출금 사용 내용에 따라 달라지며 신용회복 지위원회와 채권금융회사가 협의해 결정한다.

▨단계별로 시행

신용회복 지원위원회는 개인워크아웃 신청자가 쇄도할 것으로 보고 신용불량자를 4개 그룹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1차 적용대상은 5개 이상 금융회사 총 채무액 2천만원 이하로서 신용불량정보 등록후 1년 이상 지난 채무자인데 약 1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2차 적용대상은 5개 이상 금융회사의 총 채무액 5천만원 이하인 신용불량자이며, 3차 적용대상은 3개 이상 금융회사 총 채무액이 1억원 이하인 신용불량자이다.마지막 4차 적용대상은 2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총 3억원 이하의 채무를 진 신용불량자이다.

개인워크아웃 프로그램이 이미 시작됐지만 당분간은 상담만 가능할 듯하다. 신용회복 지원위원회가 서둘러 출범한데다 전산프로그램 개발, 업무처리 절차 마련 등이 빨라야 11월쯤 끝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안에 1차 적용 대상 채무자조차 워크아웃을 모두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