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이동복음센터-자원봉사 손길 그리워요

입력 2002-10-02 00:00:00

오갈데 없는 노약자와 장애인 10여명이 함께 생활하는 이동복음복지센터(원장 김성화 목사). 상주시 모동면 이동3리에 자리잡은 이동복음센터는 김 원장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에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이들의 보금자리가 됐다.그러나 태풍 루사는 근근히 버텨오던 삶의 터전을 하루 아침에 무참히 부숴놓았다.

어렵사리 가꿔오던 논 1천평과 포도밭 1천200평이 유실됐고, 기도실 10개도 부서졌다. 외부로부터 돈을 받기보다는 자활 영농을 통해 스스로 서겠다며, 한여름 뙤약볕도 마다않고 가누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구슬땀을 흘리던 곳이었다.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국의 인가를 받지 못한 탓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복구 지원은 물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닿지 않았다. 노약자와 장애인들로선 엄두조차 못낼 일.

다른 어려움은 재활의지와 공동체의 힘으로 그나마 극복할 수 있다지만 노동력을 상실한 이들에게 유일한 생활터전이 없어진 것은 견디기 힘든고통이었다. 홀로 이겨내기엔 너무도 큰 시련이었기에 자원봉사의 손길을 바랐지만 기다림만으로 끝났다.

태풍이 지나간 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1천500여만원에 이르는 복구비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한다. 당장 이들이 기거할 숙소와 식당을 보수해야하지만 복구비와 노동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사랑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한 올 겨울 보내기도 암담하다. 내다 팔 농작물이 없으니 생계비며 겨울 연료비도 마련 못했다.

지난 93년 유창해 목사가 복지센터를 운영해 왔으나 지병으로 운영이 어렵자 4년전부터 김 목사가 떠맡았다. 김 목사는 내년 초 캐나다와 미국 LA에서 복지기금 10억원을 조성, 복지재단으로 육성할 계획임을 밝혔지만 그 역시 올 겨울을 지낸 다음의 일이다. 일손은있지만 노동력이 없고, 빈곤 속에 찌들대로 찌든 가난을 이겨내야 하는 이들에겐 따뜻한 손길만이 재활 의지를 북돋울 수 있다.

보다 못한 김 목사는 결심을 했다. 논 한 평에 2만원, 포도밭 한 평에 3만원의 구호금을 내는 후원자에겐 농토의 명의를 옮겨주기로 했다. "더 이상 줄 것이 없는 이들에게 논과 밭은 자신의 일부나 다름없습니다. 이제 삶의 벼랑 끝에 몰린 노약자와 장애인들은 자신의 일부마저 포기하려 합니다.도와주십시요".

후원금 접수처는 743105-51-025331과 우체국 701029-02-015464(예금주 추경희). 연락 054)532-3587, 534-1401(상주 모동면 이동3리 47번지).

상주·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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