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빈 말바꾸기 신뢰 의문

입력 2002-10-01 14:35:00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로의 외국인 무비자 입국이 30일 무산되면서 신의주와의 중국 국경도시 단둥 (丹東)과 선양(瀋陽)에서는 신의주특구 개발에 대한 의문과 실망 및 양빈(楊斌) 특구 장관에 대한 비난이 잇따랐다.

일본 기자들이 이날 오전 무비자로 북한으로 들어가는 길인 단둥시 중조우의교의 중국 출입국관리사무소로 갔으나 북한으로의 출국을 즉석에서 거절당했다.

양빈 장관이 9월 27일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무비자로 북한 입국이 가능하다고 밝힌 지 불과 3일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양 장관은 30일 오후 자신의 그룹이 있는 선양에서 무비자 입국 무산에 따른 해명과 사과성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기자들은 비자를 받아 북한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30분후 자신이 대주주인 어우야(歐亞)그룹 관계자가 기자들은 모두입국이 불가능하다고 전해 회견을 위해 모인 기자들로부터 분노와 놀라움을 자아냈다.

급조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양 장관이 떠나자 대부분의 일본 기자들이 그는 '대사기꾼'이라고 큰 소리로 주저 없이 여러 차례 말했다.

양 장관은 29일엔 한국 기자들에게 1시간만에 비자를 내주겠다고 장담했다가 수시간후 발언을 취소했다.

29일과 30일에는 자신이 경영하는 어우야그룹이 선양소재 북한영사관에서한국과 일본 기자들을 위해 북한 입국 비자를 받아주겠다고 말했으나 역시 말에 그치고 말았다.

이때문에 양 장관은 수시로 말을 바꾸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인기와 선전을 목적으로 말을 무책임하게 던지는 인물로 비쳐지고 있다.

이는 그에 대한 신뢰를 극도로 떨어뜨리고 있으며 다음엔 또 무슨 말장난을 할지 불신감을 안겨주고 있다.

자신의 입장이 곤경에 빠지자 그는 30일 기자회견장에서 "미안하다" "이해해주기 바란다" "남북한이 이토록 골이 깊은줄 몰랐다"는 등의 말을 되풀이했다.

"지금처럼 사람을 속이는 일을 언제까지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웃음으로 당혹감을 숨기면서 말을 수시로 바꾼 이유에 대해 분명하게 답변하지 못 했다.

"특구 장관이면서도 남북한의 골이 깊은줄 몰랐다고 말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분명하게 답변하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웃음으로 넘기려 했다. "중국당국이 당신을 체포하려 한다는 설이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불가능하다"면서 웃음으로 넘겼지 단호하게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순간 순간은 잘 넘겼지만 말에는 진실성과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것처럼보였다. 밤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선양에서 다시 단둥으로 돌아와 압록강 건너 신의주를 보았으나 불빛은 언제나처럼 적었으며 어둠이 대부분이었다. 저 어둠이 언제 다 사라지고 불빛으로 바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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