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 팔 청사 철수

입력 2002-09-30 00:00:00

유엔 안보리의 비난결의, 미국의 압력, 국제사회의 비난에 굴복한 이스라엘군이 29일 오후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 봉쇄를 완화하고 병력을 철수했다.

이스라엘군은 그러나 청사 안에 은신해 있는 테러 용의자들의 도주를 막고 이들을 검거한다는 명분으로 청사 가까운 거리에 병력을 계속 배치하고 있다.

이로써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정책의 실패로 국내외의 호된 비판에 직면하게 됐고 연립정부의 존립기반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면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 내 지지도를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청사 내에서 11일째 연금 생활을 해온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게 '완전한 휴전'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다.

샤론 총리는 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이라크 공격을 앞둔 미국의 봉쇄 해제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해 봉쇄완화 조치가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것임을 인정했다.

대(對)이라크 군사공격에 앞서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해 외교력을 집중하는 부시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아라파트 봉쇄작전에 몹시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샤론 총리가 이끄는 거국 연립내각이 지난 18개월간 안보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정부도 없고 정책 목표도 없다"고 질타했다.샤론 총리는 이처럼 국내외의 입체적 압력에 굴복해 봉쇄완화를 결정했지만 팔레스타인측은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봉쇄 완전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라말라 포위 공격은 정치 기반 대부분을 상실해가던 아라파트 수반의 인기를 되살리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팔레스타인 여론조사기관인 예루살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6%가 내년 1월 선거에서 아라파트 수반이 재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47.5%만이 아라파트 수반의 재선을 점쳤다

정리=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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