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들의 사인(死因)규명을 둘러싸고 경찰이 왜 이렇게 갈팡질팡인가. 11년전 초동수사 실패로 결국 코앞에 시신들을 두고 엉뚱하게 전국을 헤맨 전철을 또 밟으려는건지 참으로 한심하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경찰은 예단을 접고 모든 가능성을 적극 추적해 '진실'을 찾아, 그 유족들이나 사망한 소년들의 혼이나마 위로해주길 거듭 촉구한다.
우선 경찰이 유골을 발견하자마자 성급하게 동사(凍死)쪽일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한 그 자체부터 잘못됐다. 이는 11년전 당시 '가출'의 예단을 갖고 그쪽에만 무게의 중심을 두고 수사에 전념하는 바람에 결국 산속수색을 소홀히 해 '11년의 미궁'을 경찰 스스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어리석음을 또다시 재연하려 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건 경찰이 직무유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비칠수도 있다. 무슨 이런 수사가 다 있나, 일단 사람의 유골이 집단적으로 발견됐으면 경찰은 타살쪽에 혐의를 두고 수사하는 게 정도이다. 타살수사 과정에서 별다른 혐의점이 없고 자연사(自然死)의 물증이나 방증자료가 많이 나와 누가 봐도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하고 수긍했을때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도 되는 게 '자연사'이다.
그런데 오히려 유족들측에서 탄피와 탄두를 비롯, 소매가 묶여있는 체육복속에 유골이 나왔고 바지 속엔 아예 유골조차 없는 게 발견되면서 "이게 타살 흔적이지 어째서 자연사냐"고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하자 경찰이 타살쪽 수사도 하겠다고 한건 그야말로 본말(本末)이 전도된 것이다.
물론 경찰의 고충도 이해못하는 바 아니다. 11년전의 유골이라 거의 훼손돼 현장감식에서 타살흔적이 거의 안나온데다 법의학팀의 소견도 강력한 타살가능성을 제기하지 않은터라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이 사건은 지금 전국민들이 눈여겨 지켜보고 있는 사건임을 유념해야한다.따라서 경찰은 모든 역량을 투입, 반드시 이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 그동안 실추된 명예도 함께 회복하길 당부한다.
다행히 대구시경도 이런 여론에 부응, 차장을 본부장으로 보임하고 수사본부도 현장인 성서파출소에 두고서 11년전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재수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한 만큼 다시는 시행착오가 없기를 바란다. "수색만 좀더 광범하게 철저히 했더라면 살릴수도 있었다"는 유족들의 원성에 경찰이 이번만은 어떤 형태로든 보답해야할 책임이 있음을 지적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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