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30분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신원확인 및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현장감식에 들어간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개구리소년 유골발견 현장.국과수 박경희 법치의학 실장, 경북대 의대 법의학팀 등이 유골발견 현장에 도착하자 한순간 정적감만이 감돌았다.
감식요원들이 붓으로 흙을 훑어내고 쓰레받기로 흙덩이를 걷어내며 본격적인 감식에 들어가자 개구리소년들의 유족들은 출입금지선에 바짝 다가선채 단 1초도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눈을 떼지 않았다.
1시간 후 감식팀이 소년들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 조각 3,4개와 양말이 들어있는 흰색 운동화, 다 헤어진 밑창을 발굴해내자 박찬인(당시 11세)군 어머니 김인자씨가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울음을 애써 감추는 등 유족들 모두 끓어오르는 감정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감식팀들은 부지런히 붓을 놀렸고 뼈조각이라도 발견하면 조심스레 끄집어내 비닐에 담았다.한 아버지는 연신 줄담배를 피우며 애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에 바빴고 한 어머니는 더이상 볼 수 없다는 듯 현장 주위를 맴돌다 다른 유족들의 부축을 받고 산을 내려갔다.
정오가 지나면서 숨죽이고 있던 유골현장이 갑자기 시끌벅적하기 시작했다.낮 12시 30분쯤 뼈조각 사이에서 지름 6mm, 길이 1.5cm가량의 권총 총알 탄두 한개가 발견되면서 웅성웅성하던 유족들은 뒤이어 길이 4.2cm가량의 탄피가 붙은 탄환 한개가 추가로 나오자 경찰들을 향해 "자연사라고 말한 사람들은 똑바로 보라"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오후 2시가 다가오면서 소매 부분이 묶여져 있는 옷이 흙속에서 드러나자 유족들은 분명한 타살이라며 소리를 높였다.
한 유족은 "아이들이 묻혀있던 곳에서 총알과 옷을 묶은 흔적이 발견됐으니 이제는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사건을 꼭 해결해 11년 세월의 한을 반드시 풀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늦은 점심식사후 현장감식이 재개되면서 흙위로 모습을 드러냈던 묶여진 옷의 윤곽이 점점 선명해지자 한 어머니가 오열하기 시작했다.
머리가 운동복 상의에 파묻힌채 소매 부위가 묶여 있고 하의도 무릎 윗부분이 묶여진 운동복 한벌이 발견됐기 때문.
유족들은 다시 아이들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 매장됐다며 한목소리를 내며 경찰관들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감식팀과 경찰은 탄두와 묶여진 옷소매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며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감식결과를 기다리자고 유족들을 달래며 오후 6시 30분이 지나서야 현장감식은 마무리됐다.
유족들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를 아이들을 위해 여러가지 증거물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났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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