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반응-끝내 주검으로 돌아와 가슴 아파

입력 2002-09-27 15:01:00

개구리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살아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결국 주검으로 돌아온 이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실종 11년이 지나도록 시신조차 찾지 못한 경찰을 질타했다.

주부 박수진(28·남구 대명동)씨는 "살아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뒤로한 채 결국 주검으로 돌아와 대구시민의 한사람으로 마음이 아프다"며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이 와룡산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경찰 수색이 철저하지 못했음을 드러낸 처사"라고 지적했다.

회사원 김영우(30·수성구 지산동)씨는 "개구리 소년들이 평소 와룡산을 많이 오르내린 점을 감안하면 동사했을 것으로 보는 경찰의 추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경찰은 철저한 수사로 모든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강준영(33)씨는 "소년들의 시신이 행방불명된 장소인 와룡산에 있었는데도 그많은 수색 인원이 11년동안 찾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행방불명 당시 좀더 적극적이고 신중하게 수색을 했더라면 아이들이 살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대학생 이용찬(26)씨는 "11년이 훨씬 지난뒤 주민 혼자서 도토리를 줍다가 발견할 수 있었던 개구리소년의 유골을 경찰, 군인, 공무원 등 연인원 수십만명이 동원되고도 찾지 못한 것은 당시 수색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졌고 초동수사가 미흡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아이들을 찾아 생업까지 포기한채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끝내 숨을 거둔 아버지도 있음을 생각할 때 허탈하고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수년에 걸쳐 많은 인력을 동원, 수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근야산에 한데 모여있었던 시신을 발견치 못했다는 것은 수사 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달·이호준·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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