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의 영화속의 과학이야기-아틀란티스:잃어버린 제국

입력 2002-09-27 14:04:00

전설상의 대륙 아틀란티스의 전설을 소재로 미국의 유명한 만화가 마이크 미그놀라의 그래픽 스타일과 디즈니의 전통적 애니메이션 기법을 접목시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 영화이다.

아틀란티스(Atlantis)는 BC 355년경 플라톤이 쓴 '대화'편 중 '크리티아스'와 '티마이오스'에 처음으로 언급돼 있다. 아틀란티스 대륙의 전설은 역사적 근거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자극하여 이 대륙을 찾기 위한 많은 탐험을 하게 하였으며, 슐레이만의 트로이 유적 발견과 에반스의 미노아 문명 발견을 계기로 아틀란티스를 찾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아직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 DC에 있는 박물관의 보일러공이자 아마추어 고고학자인 마일로는 아틀란티스를 찾아내기 위한 지원을 받기 위해 억만장자의 저택을 찾아간다. 이 때 번개가 치는 장면이 있는데, 많은 애니메이션에서 실수를 하듯이 여기서도 잘못 묘사돼 있다.

번개와 동시에 천둥소리가 들리는데 번개가 내 주위에 떨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은 생기지 않는다. 번개의 빛은 초속 30만㎞의 속력으로 전달되지만, 천둥소리는 겨우 340m 정도 밖에 가지 못한다. 따라서 번개가 치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소리가 들려야 한다.

또한 지하 저택의 거대한 어항에는 신비한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실러캔스가 헤엄을 치고 있는데, 영화의 배경이 1914년 미국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도잘못된 장면이다. 실러캔스(coelacanth '비어있는 가시'라는 뜻)는 공극어라고도 부르며, 지금부터 3억6천만년 전에 나타났다가 공룡과 함께 6천500만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믿어졌다.

하지만 193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잡혀 학계에 알려지게 되면서, '살아있는 화석'으로 명성을 얻었다.마일로가 아틀란티스의 위치를 설명하는 장면을 보면 해수면으로부터 45m 아래의 지하 동굴에 있다고 말한다. 물 속에 있는 동굴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려면물에 의한 압력과 동굴 내부의 기압이 같아야 한다.

유리컵을 거꾸로 해서 물 속으로 점점 밀어 넣으면, 물이 위로 올라와 컵 내부 공기 층의 크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수압이 증가하면서 공기에 압력을 가해 부피를 줄이기 때문이다. 올라오던 물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는 것으로 수압과 컵 속의 기압이 같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틀란티스가 있는 동굴의 기압은 45m에 해당하는 수압(4.5기압)과 대기압(1기압)을 더한 5.5기압이 되며, 이러한 고압 하에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또한 지하 동굴 세계를 탐험을 할 때 두꺼운 코트를 입고 추위에 떠는 장면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지하는 외부와 거의 단열된 상태이기때문에 기온 변화가 심하지 않으며, 땅속으로 들어가면 100m당 3도씩 높아진다. 영화 후반부에 화산이 폭발하는 것으로 봐서 화산 근처 지하라면 더욱더 눈이쌓여 있거나, 얼음이 얼어있는 장소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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