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들로 추정되는 유골이 실종 11년 6개월만에 발견되자 그동안의 경찰 수사가 허점 투성이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단일 실종사건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인력이 수사에 동원됐지만 유골 발견전까지는 생사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해 경찰의 수사방식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문은 수색과정의 허점 여부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자 헬기와 연인원 32만명을 동원, 어린이들이 실종된 와룡산을 1평 단위로 이잡듯이 뒤지는 등 700여차례에 걸쳐 와룡산 일대를 수색했으나 유류품 발견에는 실패했다.
결국 유골이 개구리 소년들 집에서 3.5km, 등산로에서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완만한 구릉지대에서 발견되자 수색이 조금만 더 치밀하게 전개됐다면 사건 발생직후에 발견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수색과정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경찰은 사건발생초기 범죄와의 연관 가능성을 배제한 채 단순 모험성 가출에 초점을 맞추어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이 돌아올 것으로 판단,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유족들은 납치를 주장하며 경찰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가출 증언과 정황쪽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몰고 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색작업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앵벌이 조직에 의한 납치, 소형어선에 의한 납치, 영세 가내공업체의 강제고용 등으로 수사방향을 전환하며 전국에 수사진을 파견했지만 결국 사건 단서는 찾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이 미궁속으로 빠져들면서 수사력이 바닥을 드러내자 경찰은 수사를 제보에 의존하는 바람에 장난, 정신병자, 보상금을 노린 전과자 등의 말에 경찰력을 동원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특히 사건발생 40여일쯤 뒤엔 심령과학자로 자처한 30대 여인의 말을 믿고 경찰간부가 반나절이나 여자를 따라 다닌것은수사력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해프닝으로 꼽히고 있다.
급기야 경찰은 사건발생 100일이 지나 수사를 원점으로 돌리고 목격자들을 대상으로 재수사에 나섰으나 이미 초동 수사에 실패한 뒤였기 때문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발생 6개월이 지난 뒤 수사본부를 달서경찰서에서 성서파출소로 옮기고 대구시내 6개 경찰서 강력반원을 수사본부에포함시키는 등 수사팀까지 보강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후 경찰은 지난 97년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달서경찰서에 수사전담반을 편성했으나 가끔씩 접수되는 제보에 따라 수동적 조사만 벌였을뿐 사실상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에서 손을 떼는 인상을 남겼다.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은 초동 수사단계에서 수사방향을 제대로 잡아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경찰은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사건에 11년 6개월동안 매달렸지만 유골조차 발견하지 못해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찰 수사가 주먹구구식으로진행됐다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골목상권 살릴 지역 밀착 이커머스 '수익마켓' 출시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