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일대가 장장 50년간 토지 임대가 가능한 특별행정구로 지정되고 곧바로 초대 행정부장관에 네덜란드계 중국인인 양빈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내정됨으로써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당국이 신의주 특구 지정과 관련한 정령에서 외국인을 입법의원으로 선출할 수 있고 성별이나 국적에 의한 차별이 없다고 밝힌 데 이어 화교 재벌을 초대 행정장관에 내정한 것은 외국 기업 및 투자가들을 우대한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장은 이미 북한에 일부 진출해 있고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자본가들의 활약이 늘어나고 중국계 기업의 진출이 확대되면서 최근 북한에 진출하기 시작한 서방 기업들의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6·15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6개월전인 2000년 1월 서방 국가로는 가장 먼저 북한과 수교한 이탈리아 기업과 함께 최근 북한과 활발하게 접촉하며 경제협력에 나서고 있는 태국 기업들이 신의주 진출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피아트는 이미 2000년초부터 대북 사업을 모색하다 지난 4월 통일교 계열인 금강산국제그룹 산하 평화자동차와 함께 남포공단에 자동차공장을 준공하고 '씨에나'(배기량 1천580cc) 승용차 생산을 개시해 북한의 자동차산업 경협 1호 자리를 차지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이탈리아 국제대외교류재정그룹이사회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했고 이탈리아 기업가동맹이 북한의 최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시베리아횡단철도(TRS)와 남북종단철도(TKR) 연결 사업에 참가할 의향을 밝히며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라선시와 평양시 일대에서 이동전화 사업을 시범 실시한 태국 록슬리그룹도 신의주특구 진출의 우선권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록슬리는 이미 북한 당국과 합작해 동북아시아 전화통신회사를 설립했고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간 평양에서 열린 제12차 이사회 회의에서 북한내 이동통신 사업추진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또 이번 신의주 특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 중국 쑤저우(蘇州)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싱가포르 기업들의 진출도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13일자에서 "북한이 경제개혁과 개방의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일부 외국 자본이 북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보도하면서 싱가포르 투자자 리처드 새비지가 북한에 종합 휴양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평양 외곽에 참오동나무 농장 개발에 2천3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시장을 누비고 다니는 석유 자본의 진출도 예상된다. 지난 4월 쿠웨이트 아랍경제개발기금(쿠웨이트기금;Kuwait Fund for Arab Economic Development)이 북한 당국과 '협조합의서'를 체결, 평양시 상하수도 시설 현대화사업에 미화 2천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어 신의주 기반시설 공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북한에 진출해 있는 스웨덴의 ABB그룹과 프랑스 알카텔 등도 최근 유럽 각국과 북한과의 외교관계가 확대되면서 대북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1998년부터 서해 안주분지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캐나다와 지난해 8월부터 서해 유전탐사 활동을 시작한 독일 기업들도 신의주에 관련 시설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의 통신회사로 CDMA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 퀄컴까지 자국 정부에 대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로비하며 대북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북일 관계가 급속 호전돼 수교 논의가 진행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진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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