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급락...목타는 증시

입력 2002-09-24 00:00:00

시중에는 350조원이나 되는 부동자금이 넘쳐나지만 정작 증시로는 유입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 악화와 대(對) 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악재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국내증시에서는 시중자금이 유입될 만한 모멘텀과 주도세력, 주도주가 없는 '3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 다음날인 23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4.69 포인트 급락한 679.43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1.85 포인트 하락한 51.83에 마감되며 지난해 9월28일(51.6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하락은 추석 연휴기간 동안 미국 다우지수 8천선이 붕괴되는 등 미국발 악재가 직격탄이 됐지만 수급적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큰손' 등 이른바 시장주도세력들이 출동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로 시중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빚어지고 있는 매수주체 부재 즉 국내 증시의 허약한 수급 기반이 이 날 하락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분석이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의 지표라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도 19일 기준으로 8조7천746억원으로 연중 최저치(9월10일 8초7천331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기존 펀드의 주식편입 비율이 이미 한도에 찼으며, 신규 자금유입이 중단되면서 상당수 투신운용사들의 투자여력도 자산 대비 3~5%에 그치고 있다.

기술적 지표상으로는 23일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함으로써 지난해 9월말과 지난 7월중순의 두 저점을 이은 하단 추세대가 붕괴됐다.

따라서 하단 추세대의 연장선은 향후 지수 상승의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일반 투자자들의 심리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 지금의 국내 증시는 손절매하면 바닥을 칠 것 같고 그렇다고 해서 주식을 보유하자니 추가 하락의 공포감이 큰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증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미국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바닥권에 대한 시장주도세력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23일 "미 다우지수의 8천선 붕괴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 증대로 증시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며 "향후 종합주가지수는 660~670선에서 저점 확인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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