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이 전하는 추석 민심

입력 2002-09-23 15:51:00

○…한나라당 지역 출신 의원들은 23일 "현 정권의 비리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해 정권교체에 대한 욕구가 컸다"면서 추석 민심을 전했다. 의원들은 특히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대선출마에 대해 "별다른 기대치가 없는 듯하다"고 폄하했다. 또 대선 변수인 병풍(兵風) 효과와 관련해서는 "신물이 난다"는 반응과 함께 "다소 여파가 있을 것을 것이란 견해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승국 의원은 "하루빨리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면서 "현 정권에 더 이상 기대할 것도, 바라는 것도 없더라"고 말했다. 정 의원의 신당추진과 대선출마에 대해 백승홍 의원은 "부와 권력을 한꺼번에 쥐게 해선 안된다고 하더라"면서 "정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과거왕회장(고 정주영) 시절보다도 더 많이 북한에 퍼주려 들 것이라는 냉담한 반응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해봉 의원은 병풍공방에 대해 "재탕, 삼탕하는 병풍공방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신물이 난다'고 하더라"고 했고 신영국 의원도 "지역구 민심은 병역 비리 의혹의 진위에는 관심이 없고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가 확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광원 의원은 "자꾸 의혹이 있을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상업방송의 광고효과처럼 '뭔가 있기는 있는가 보다'고 생각하더라"고 우려했다.이상배.임인배.박시균.김광원 의원 등 태풍 '루사'로 인해 피해가 막심한 지역구 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한가위 분위기가 썰렁해 태풍 후유증이 심각함을 실감했다"면서 '특별재해지역'에 대한 정부의 조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전해주는 '민심'은 노무현 후보에 대한 거리에 따라 달랐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으로는안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이낙연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한 걱정과 꾸지람을 많이 들었다"면서도 "그래도 한나라당은 안된다는 국민의 뜻을 확인했다"며 "아프게 반성하고훨씬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지역인 호남에서 노 후보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떨어진 것은 노 후보 측으로서는 곱씹어 받아 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대목이었다.김효석(전남 담양.곡성.장성) 의원은 "호남에서는 노 후보에 대한 영남 지지도가 오르지 않아 실망하는 눈치였고 정몽준 후보 지지가 많이 올랐더라"며 호남지역의 달라진 관심도를 전했다.

박상희 의원은(전국구) "영남지역의 민주당 지지층은 완전히 돌아선 분위기"라고 전했다.친노 진영의 신기남 의원은 "'왜 분란을 일으키느냐''왜 카리스마로 밀어붙이지 못하느냐'는 양비론이 있더라"고 소개했다.노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간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중도파들의 탈당을 주도하고 있는 김원길(서울 강북 갑)의원은 "노 후보와 정 의원이 각각 출마할 경우에는 승산이 없기 때문에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많았다"며 후보단일화를 강조했다. 한화갑 대표의 측근인 설훈(서울 도봉 을)의원은 "서울의 민주당 지지층조차 노 후보가 왜 '우리끼리 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자민련 의원들은 추석연휴 귀향활동을 통해 파악한 민심을 대선정국에서의 거취 결정의 지표로 활용하려는 자세다.충청권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의 사실여부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정몽준 의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얘기들이적지 않았다"면서 "자민련이 중심을 잘 잡아 선택해야한다는 지적들이 있었다"고 전했다.또 다른 의원은 "자민련은 이번 대선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많았지만 별다른 대답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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